'캐즘 보릿고개' K-배터리, 中 저가 공세까지 겹쳤다
파이낸셜뉴스
2024.08.06 15:01
수정 : 2024.08.06 15:01기사원문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가 국내 기업의 위협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내 재고물량까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차전지 업체 10곳 중 6곳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영업활동의 지장을 호소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피해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완제품 재고율은 코로나19 기간 소비 및 부동산 경기의 역대급 침체로 인해 6.94%(2020년 10월)에서 20.11%(2022년 4월)로 급상승했다. 이후 중국기업들은 과잉생산된 재고를 해외에 저가로 수출하며 처분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재고율은 1.68%(23년 11월)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이 좀처럼 경기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 완제품 재고는 4.67%(24년 6월)로 다시 쌓이고 있다.
대한상의가 전국 제조기업 222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27.6%가 중국제품의 저가 수출로 인해 "실제 매출·수주 등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고, "현재까지는 영향 없으나 향후 피해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기업도 42.1%에 달했다.
대한상의는 중국기업의 저가공세에 따른 피해는 국내 내수시장보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기업의 37.6%가 '실적에 영향이 있다'고 답해 같은 응답을 선택한 내수기업의 응답비중(24.7%)을 크게 앞섰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과 품질을 통해 저가공세에 대비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추격이 가속화되면서 수년 내에 기술력도 추월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최근 5년간 중국 경쟁기업과의 기술력 및 품질경쟁력 차이를 묻는 질문에 대해 '계속 우위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6.2%에 그쳤고, '우위에 있으나 기술격차가 축소됐다'는 응답이 47.3%로 2배 가까이 많았다. 응답기업의 73.3%는 "5년 이내에 중국기업이 기술력에서도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글로벌 통상 분쟁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기조도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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