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80%는 해외업체 배불렸다
파이낸셜뉴스
2024.08.12 18:37
수정 : 2024.08.13 10:55기사원문
국산화비율 20%대 제자리걸음
작년 투자 199억弗중 160억弗
ASML·도쿄일렉 등이 가져간 셈
비메모리 경쟁력도 여전히 열세
"이대로면 반쪽 강국 못 벗어나"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시장에서는 절대강자인 반면 반도체 장비에 있어서는 국산화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메모리반도체보다 2배 이상 큰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분야에서 '첨병' 역할을 하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 경쟁력은 미국과 중국, 대만 등 경쟁국과 비교해 크게 뒤진다는 평가다.
12일 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는 1063억달러 규모였다. 이 중 우리나라는 199억달러로 중국 366억달러에 이어 반도체 장비 투자국 2위였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팹리스 경쟁력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팹리스는 반도체 연구개발(R&D)만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전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고작 1.5%에 불과하다.
김경수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은 "반도체 시장이 호황에 접어들면서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강세를 보이는 우리나라가 주목을 받는다"며 "하지만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반도체 업계가 팹리스와 함께 반도체 장비 경쟁력 강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반쪽짜리' 반도체 강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