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쏠림 위기 느껴" 문과 강한 大學 "우리도 이과 만들자"
파이낸셜뉴스
2024.10.20 16:27
수정 : 2024.10.20 16: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통적으로 문과계열이 강한 대학들도 이공계 학과를 늘리는 등 변화를 택하고 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데 경쟁력 있는 이공계 학과 운영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첨단분야 인재에 대한 사회 수요가 커지고, 정부도 융합 인재 양성을 장려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2024학년도 대학 학과별 합격점수를 분석한 결과, 수시모집에서 전 과목 내신 평균이 1.0등급 이내인 학생 81명 모두 자연계열이었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합격선에 해당하는 내신 2.0등급 이내로 범위를 넓히면 합격자 1만212명 중 7415명(72.6%)이 자연계열, 2797명(27.4%)이 인문계열이었다.
상위권 학생들이 자연계로 집중되면 비교적 문과가 강한 대학들의 우선순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성적이 좋은 학생을 유치하지 못해 입시 결과가 낮아진 대학은 위기를 맞을 수 있어 대학들은 이공계 학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아울러 정부도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유도하고 있어 시대 흐름에도 부합하는 행보다.
학교 특성상 인문계열이 중심인 한국외대는 지난해 AI융합대학을 신설했다. 서울캠퍼스에 만들어진 Language & AI융합학부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에서도 공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학부는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전형에서 17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해 한국외대 역대 최고 수시 경쟁률을 갱신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이과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수한 학생들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며 "외국어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Language & AI융합학부'는 한국외대의 고유 가치를 살린 가장 외대다운 혁신"이라고 말했다.
상위권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서강대는 사회 수요에 맞춘 신설 학과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2023학년도에는 공과대학 내 '인공지능학과'와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했다. 2024학년도에는 글로벌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로욜라국제대학을 만들었고, 2025학년도에는 인문학, AI, SCIENCE를 기반으로 한 자유전공학부 3개를 신설했다.
명지대는 서울 인문캠퍼스를 AI·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디지털콘텐츠, 공공서비스 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키우고 있다. 2025학년도부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대학'과 '미디어·휴먼라이프대학'을 신설했다. 아울러 용인 자연캠퍼스에는 '화학생명과학대학', '반도체·ICT대학', '스마트시스템공과대학' 등을 설립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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