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도 돌아선 김건희 여사…시험대 오른 윤 대통령 선택
뉴스1
2024.10.20 06:16
수정 : 2024.10.20 08:57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보수층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김 여사의 공개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53%)과 보수층(63%)에서도 절반 넘게 같은 의견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이 와중에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김 여사 문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보수층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명 씨는 2022년 대선 때 윤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고 주장하는 인물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다.
김 여사 문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2%로,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5%)에 이어 김 여사 문제(14%)가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9월 4주차 조사보다 8%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김 여사 문제는 사법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됐다. 여권 전체를 겨냥한 명 씨의 폭로 행보 속에서 검찰의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불기소 처분과 야당의 김 여사 특검법 발의가 맞물리면서 김 여사 문제를 이대로는 둘 수 없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제 시선은 오는 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으로 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여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둔 지난 9일부터 공개적으로 김 여사 문제를 언급해 왔다. 선거 승리 후에는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를 제시하며 대통령실과 차별화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대통령실도 재·보선에서 승리한 기세를 타고 민심을 등에 업은 한 대표의 요구를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대표는 회동에서 3가지 대책을 요구하는 동시에,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명 씨 관련 의혹 대통령실 자체 조사 등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할 방안을 강하게 요구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주로 경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의 요구에 윤 대통령은 국정감사 이후 연말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을 통해 논란이 된 인사를 정리하는 식으로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 여사의 사과와 특별감찰관 임명도 검토될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께서 판단해서 말씀하실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반면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대표에 대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요구 조건을 내거는 건 통상 야당 대표나 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 대표의 인적 쇄신 요구는 대단한 월권이자 국정 개입"이라며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실이 기능에 맞게 처리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이런 내부 반발 속에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이번 회동 이후 대통령의 선택으로 여권 내 갈등이 해결될지, 내홍이 더 깊어질지 결정될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큰 변화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면서 실질적인 변화나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사과, 제2부속실 설치가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정국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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