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게시판 논란에 친윤 vs 친한 공개 충돌..韓 "대표직 흔드나"
파이낸셜뉴스
2024.11.25 16:50
수정 : 2024.11.25 1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했다는 당원게시판 논란이 내홍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설전이 오가며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여기에 한 대표가 분노를 표출하면서 계파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논란을 제기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무리한 공격과 협잡을 계속하고 있다"며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에 말려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 최고위원이 "기사를 보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하자 한 대표가 한숨을 내쉬는 장면도 포착됐다. 서범수 사무총장도 김 최고위원의 의혹 제기에 "금시초문"이라며 맞섰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더 험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를 마친 뒤 한 대표는 "(김 최고위원에게) 보도를 찾아 달라고 요청드렸지만 못 찾겠다고 했다"며 "찾지도 못한 보도를 가지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저를 공격하기 위한 이슈 띄우기"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한 대표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최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친윤·비한계는 해명을 촉구하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비한계인 나경원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족 글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고만 언급하고는 가타부타 답이 없다"고 하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당의 자해적 이슈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언급을 자제해 왔다"며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열어준 공간에서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비판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판한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한 대표의 당내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여사 특검법 부결을 위한 봉합은 이어지겠지만 양쪽(친한-친윤)은 헤어질 결심을 했다"며 "당원들한테 (한 대표의) 역량 부재가 드러났다. 이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고 상호 불신의 긴장감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박 평론가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채해병 국정조사 등을 보고 움직이겠지만 한 대표에겐 당내에서 큰 리스크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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