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 CS분야에도 생성형AI 적용할 것"
파이낸셜뉴스
2024.12.04 18:49
수정 : 2024.12.04 18:49기사원문
크리스 하 캐터필러 디지털 펠로
광산제품에 써 온 머신러닝 활용
아마존처럼 맞춤 정보 전달 가능
외국인 고객 언어 장벽 문제없어
전문 인력 고용 한계 해결할 수도
지난 9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섐페인의 일리노이대 캐터필러 연구소에서 만난 크리스 하 박사(디지털 펠로·사진)는 AI의 활용 잠재력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캐터필러는 건설현장이나 광산의 굴착장비 등을 만드는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다. 하 박사는 캐터필러에서 20년 넘게 엔지니어링과 데이터 분석·전략 등을 담당했고, 현재는 AI를 비롯한 디지털 업무를 맡고 있다.
유지·보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AI 등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하 박사는 "구글, 아마존이 개인화된 광고를 띄우는 것처럼 생성형 AI가 신규 고객, 온라인에 익숙한 고객, 딜러(판매채널)를 직접 찾아가는 고객마다 성향에 맞는 정보를 익숙한 언어로 전달할 수 있다"며 "고객접점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가 담당할 수 있다고 보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AI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한꺼번에 고용하기 어려운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분석 툴이나 AI가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면 직원들은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관련 매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 박사는 "반복되는 업무를 AI에 맡기면 사람은 중요한 일 위주로 할 수 있게 된다"며 "관련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해 인력을 늘리는 과정에서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조분야의 경우 제품군이 다양해 AI, 자동화를 도입할 유인이 낮다는 설명이다. 그는 "라인에서 수십만대를 생산하는 자동차업체는 투자 대비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우리는 생산 규모가 많지 않아 투자효율이 떨어진다. 비용절감보다 제품력이 우선이 되는 제품군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생산 현장에서 AI, 로봇이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조를 포함한 정확도가 중요한 분야에서도 생성형 AI 활용도는 높지 않다고 전했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hallucination)'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그는 "제조현장이나 제품보증, 법률 분야는 AI 환각을 수용하기 어렵다. 다만 고객접점에서는 질문할수록 답이 나아지기 때문에 점점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박사는 "캐터필러는 오래전부터 광산 제품에 자율주행을 적용했다. 여기에 이용된 머신러닝(기계학습)은 오래 사용돼 온 기술"이라면서도 "생성형 AI는 이제 막 빠르게 발전하는 단계인 만큼 기술 속도에 맞춰 고객서비스 분야부터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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