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라면' 팔자 외국인 몰렸다…기발한 편의점들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2024.12.06 06:00   수정 : 2024.12.0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쪽 벽면이 라면으로 채워진 곳', '화장품과 옷을 판매하는 곳', '로봇 팔이 직접 라떼아트를 내려주는 곳'.

모두 '특화 편의점' 매장들이다. 편의점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특화 점포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에 특화 매장을 집중 배치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5일 찾은 서울 인사동 GS25 그라운드블루49점. 이 편의점은 지난 8월 리뉴얼 오픈했다. 로봇 팔이 커피를 내려주고 라떼아트도 시연하며, 피자, 솜사탕 등도 만들어주는 편의점이다. 일본인 무타 미나씨(38)는 어머니,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미나씨는 "유튜브에서 이런 매장이 있다는 것을 보고 왔다"며 "아이들에게 서울에서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했다. 미나씨와 아이들은 자판기 버튼을 눌러 꽃모양의 솜사탕을 고르고, 로봇 팔로 솜사탕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즐거운 얼굴로 지켜봤다.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은 패션·뷰티 특화 편의점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이곳은 지난 9월 27일 개점했는데 마녀공장, 셀퓨전씨 등 한국 브랜드 화장품과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캐릭터 상품 등이 비치됐다. 이곳은 동대문 패션의 거리 근처 숙소에 묵는 외국인들이 즐겨 찾았다. 동대문던던점 직원은 "명동쪽 숙소 주변에 위치하다 보니 외국인들이 들렀다가 화장품을 사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을 연 CU홍대상상점은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봉지 라면 전용 진열장이 특징이다. 이 편의점에선 한강라면처럼 조리기에서 라면을 끓여 컵라면 모양의 커다란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다. 평일 오전인데도 유모차에 아기를 태운 가족 등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했다. 홍콩에서 왔다는 사만사 웡씨(21)는 "홍콩에선 이런 것을 볼 수 없다"며 "다양한 라면을 경험해 보고 싶어 왔다"고 했다.

CU 명동역점은 명동을 찾는 외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제품들로 매장을 채웠다. 화제의 K콘텐츠인 '흑백요리사' 자사브랜드(PB) 제품, 일본인들 사이에서 틱톡을 통해 인기를 얻은 비요뜨, 둥그런 모양이 특징인 빙그레 바나나우유 등이 큰 매대를 차지했다. 기자가 방문한 당시 명동역점은 30명 가까운 고객가운데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특화 매장을 통한 외국인 집객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GS25 그라운드블루49점은 리뉴얼 전 점포 대비 객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일 평균 700명, 주말 1000명 등이 방문했는데 외국인 비중은 60~6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은 11월의 경우 전월 대비 10% 정도 매출이 증가했는데 역시 60% 이상이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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