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앞에 여야, 좌우 없다
파이낸셜뉴스
2024.12.30 18:30
수정 : 2024.12.30 18:30기사원문
그는 지난 11월 대선 이후 사실상 대통령 역할을 해왔다. 돌아온 그의 입은 더 독해졌다.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면 입이 아닌 행동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 세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미 트럼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나라들이 속축하고 있다.
두 나라는 즉각 행동에 옮겼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자택까지 달려가 논의를 했다. 그리고 국경 보안을 위해 6년 동안 1조3000억원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행동에도 트럼프는 캐나다를 조롱했다. 트뤼도 총리는 주지사라고 불렀으며,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세금을 깎아주겠다고도 했다.
멕시코 역시 미국 국경지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펜타닐을 압수하고 전국적으로 미국으로 향하던 불법이민자 약 5200명을 체포했다. 의류 완제품에 대한 관세 35%를 부과하겠다는 결정도 했다. 트럼프가 가장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중국을 겨냥한 정책이다.
기세등등한 트럼프는 이제 외국 영토까지 거론하기 시작했다. 최근 덴마크와 파나마가 대표적이다.
그는 "(덴마크) 그린란드는 국가안보 용도로 미국에 필요하고,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이 오기를 원하며 우리는 갈 것"이라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덴마크는 곧바로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 2조원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파나마와 관련해서는 파나마운하의 소유권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했다. 파나마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1㎡도 내줄 수 없다" "반환 요구는 역사적 무지에서 나오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거친 입만으로도 각국이 움직이자 전 세계 지도자, 기업인들이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취임 전 만날 수 있느냐 아니냐가 외교전쟁의 성과처럼 돼 버렸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그를 만난 해외 정상은 손에 꼽힌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는 한 행사장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났다. 그 외에는 트뤼도 캐나다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정도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역시 트럼프를 만나려고 노력했지만 불발됐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났다. 그 후 이시바 총리와 취임 전 회동이 추진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주요 국가를 거론했다. 러시아, 일본, 중국 심지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언급했다. 트럼프는 당선 후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 한 번 한 것 말고는 한국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 대통령 선거 전에는 '머니머신'(money machine·부자나라를 의미)으로 부르며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트럼프 취임까지 3주 정도 남았다. 트럼프가 취임한 후 서명한 정책은 돌이킬 수 없다. 우리에게도 일본처럼 트럼프와 인연이 있고 줄을 댈 수 있는 인사들이 있다. 트럼프 1기 시절에 손발을 맞췄던 외교안보, 통상 분야의 전문가가 있다.
또 트럼프 시절 미국에 투자를 크게 늘린 기업인들도 있다.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칠 수는 없다. 국가이익에 보수, 진보는 있을 수 없다. 전 정권 인사라도 지금은 트럼프 측과 연락이 될 수 있는 인사를 찾아야 한다. 트럼프 2기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 한국의 정치·경제적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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