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이상한 신상'… 포장·이름 바꾸고 용량 줄여 '가격 착시'
파이낸셜뉴스
2025.01.17 15:53
수정 : 2025.01.17 17:57기사원문
15일 출시한 신제품 스낵류 3종 중 '캔디'
60g→48g으로 양 줄이고도 가격은 그대로
초콜릿 추가하면서 원재료·간접비용 부담
식약처, 슈링크플레이션 규제 강화했지만
업계 "규제로는 한계… 기업 양심에 맡겨야"
[파이낸셜뉴스] 식품 가격은 유지한 채 내용량을 줄여 가격 인상 효과를 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정부가 새해 시작과 함께 정보 제공 규제를 강화했지만, 규제를 피해 가격 인상을 노리는 꼼수 사례가 나왔다.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에서다.
지난 15일 스타벅스는 3종의 스낵류를 신상품으로 출시했다.
스타벅스는 총중량 60g에 개별 포장된 캔디 10개가 들어있던 '아몬드 토피넛 캔디'를 총중량 48g(8개)으로 양을 줄이고 '어쏘티드 토피넛 캔디'로 이름을 바꿔 신제품으로 내놨다. 가격은 동일하게 3500원을 받았다.
일종의 '슈링크플레이션'이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신상품은 단가 높은 초콜릿이 추가돼 원료인 카카오 가격과 공정 과정이 추가된 신상품"이라며 "여기에 패키지도 기존 비닐에서 종이 박스로 변경돼 이를 반영해 가격을 책정했다"고 답했다.
슈링크플레이션 기승에 1일부터 규제 강화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의 뜻을 가진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크기나 용량을 줄여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보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 2023년 말 정부가 물가 통제를 강화하자 슈링크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렸다.
한국소비자원 등이 시장 감시에 나섰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말 슈링크플레이션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제도 강화에 나섰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 1일부터 내용량이 종전보다 감소한 제품은 내용량을 변경한 날부터 3개월 이상 동안 제품 내용량과 내용량 변경 사실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가령 내용량 100g인 제품 용량이 80g으로 줄었다면 포장지에 ‘내용량 변경제품 100g → 80g’이나 ‘20% 감소’ 문구를 넣거나 ‘내용량 80g(이전 내용량 100g)’을 넣도록 했다.
1차 위반시에는 시정명령, 2차 위반에는 품목제조정지 15일, 3차 위반에는 품목제조정지 1개월 행정 처분을 받는다. 다만 출고가격을 함께 조정해 단위 가격이 상승하지 않거나 내용량 변동 비율이 5% 이하일 경우 표시대상에서 제외된다.
스타벅스의 해당 캔디는 12g으로 20%나 줄었으나, 내용량이 변경됐다는 사실은 고지하지 않았다.
기업들 '꼼수' 인상 막기엔 사각지대 많아
정부의 노력에도 스타벅스 같은 '꼼수' 인상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지에 내용량이 변경됐다는 문구를 넣으라는 건 대놓고 '슈링크플레이션'을 표시하라는 뜻"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스스로 깎는 데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로선 스타벅스처럼 포장지를 교체하고 제품 이름을 살짝 바꾸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희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용량 변경에 대한 설명 의무가 생기니 조금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식품회사가 가격 인상에 대해 미리 발표하지 않는 이상 고지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리뉴얼 제품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 간 시각차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기업은 제품 이름에 '플러스''뉴' 등을 붙이거나 포장지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게 아닌 신제품으로 본다"면서 "관련 부처도 같은 시각이기 때문에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소비자들은 달라진 게 없는 제품의 '꼼수' 인상으로 보는 만큼 시각차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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