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HID부대장 증언 "노상원, 9년 전 대북요원 ‘폭사시켜 제거하라’ 지시"

파이낸셜뉴스       2025.02.05 08:14   수정 : 2025.02.05 08: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현직 시절 임무를 마친 요원들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정보사 내막에 정통한 관계자의 입에서 나왔다.

4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출석한 박민우 준장은 "왜 노상원이 이렇게 상상 밖의 일을 저질렀다고 보는가"라는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저는 노 사령관이면 (그의 수첩에 적힌 일들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건 제 경험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준장은 지난해 8월 불거진 '정보사 사령관과 베테랑 여단장 간의 폭행 및 상관 모욕 법정 다툼'에서 여단장이었던 인물이며, 당시 사령관은 문상호 전 사령관이었다. 박 준장은 이 사건 이후 정보사에서 직무 배제돼 현 보직인 현재 육군 2군단 부군단장으로 이동했다고 전해진다.

박 준장은 "제가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을 할 때 당시 노상원 사령관이 시나리오나 영화를 많이 응용한 지시"를 다수 내렸다며 "2016년 중요한 대북 임무 준비를 6개월 정도 했는데, 노 사령관이 당시 임무가 끝나고 요원들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어떻게 제거하냐고 하니 '폭사시켜라'고 했다"라고 증언했다.

폭사 방법은 "원격 폭파 조끼"를 입히라는 것이었다고 말한 박 준장은 "그 얘기를 듣고 앞에서는 말을 안 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쌍욕이 나왔다.
노 사령관은 특수전 비전문가라 제가 (제거하라는 지시 이행을) 안 하고 안전하게 복귀시키면 되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박 준장은 반대 의견을 드러내면 노 사령관이 부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고 그대로 추진할까 봐 감정을 표출하거나 지시를 주변에 알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람의 잔인한 면, 반인륜적인 면을 봤기 때문에 계엄 수첩에 적힌 용어들이 낯설지 않았다"라며 "그 기억이 있기 때문에 만약 제가 (정보사) 여단장으로 있었으면 노상원하고 뭘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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