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검사가 기소'…정준호 의원 선거법 재판 공소기각
뉴시스
2025.02.14 14:46
수정 : 2025.02.14 14:58기사원문
'수사·기소검사 분리' 검찰청법 4조 2항 위반 인정
"수사 검사가 공소까지 제기해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정 의원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검찰이 당초 밝힌 대로 재기소할 지 관심을 모은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14일 301호 법정에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광주 북구갑 정준호(45) 의원의 선고 재판에서 공소 기각 판결을 했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공소 제기 권한이 없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해 법률상 무효에 해당한다. 정 의원을 비롯한 모든 피고인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며 정 의원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앞서 정 의원 측 법률 대리인은 "이 사건을 수사 개시한 검사가 공소까지 제기해 검찰청법을 위반했다. 명백한 공소 기각 사유에 해당한다. 같은 법 단서(예외) 조항은 이른바 '송치 사건'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선거관리위원회 고발로 검찰 수사가 개시됐다. 판례에 따라 선관위는 사법경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소 기각 주장을 했다.
정 의원 측이 문제 삼은 검찰청법은 2022년부터 개정안이 시행된 이른바 '검수완박법'이다.
개정 검찰청법 4조 2항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청법 취지에 따라 대검찰청은 '검사 수사 개시 범죄의 공소제기 등에 관한 지침(예규)'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검찰이 직접 인지하고 수사까지 한 사건은 수사 검사들이 기소할 수 없다는 취지다.
4조 2항 조문에서 '다만'으로 시작하는 단서 조항에 따라, 사법경찰이 수사를 거쳐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 수사한 사건은 해당 검사가 기소까지는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 개시 범위 등 개정 검찰청법에는 해석 여지가 있다. 검찰청법 4조 2항은 절차적이고 사무 분담에 대한 규정인 만큼, 공소 기각 판결에 이를 만한 하자가 아니다"면서 맞섰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의원 등 3명은 민주당 내 경선 직전인 지난해 2월께 당시 경선 후보였던 정 의원의 지지율을 올리고자 전화홍보원 12명에게 홍보 전화 1만5000여 건을 돌리도록 지시하거나 홍보 문자메시지 4만여 건을 발송하고, 그 대가로 경선 운동원들에게 총 520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의원은 또 2023년 말부터 지난해 초 사이 최씨와 박씨를 비롯한 6명을 선관위에 선거 사무 관계자로 신고하지 않은 채 불법 경선 운동을 하도록 지시하고, 현금을 건네거나 일부를 지급 약속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정 의원은 2023년 7월 건설사 대표 A씨에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딸을 보좌관으로 채용해주겠다고 약속, 그 대가로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공소 기각은 '이중 처벌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이론과 판례로 확립돼 있어 형사소송법 253조에 따라 즉시 재기소할 수 있다. 처벌에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재기소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기소일인 지난해 7월24일부터 시효가 정지됐고 이번 총선 공소시효 만료일인 같은해 10월10일까지 79일 가량의 시효가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산술적으로는 공소 기각 판결을 한 이날로부터 79일 안에 재기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날 중 공소기각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다.
이날 공소 기각 판결로 정 의원은 당장의 직위상실 위기는 모면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공소 시효 정지 문제가 남아있지만 검찰이 즉시 재기소 입장을 밝힌 만큼, 다시 법정에 설 확률도 높다.
정 의원은 공소 기각 판결 직후 "검찰의 잘못된 기소를 법원에서 바로잡아주셔서 감사드린다. 향후 법적 절차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변호사 출신인 정 의원은 지난해 2월 치러진 민주당 광주 북구갑 후보 경선에서 조오섭 현역 의원을 꺾었다. 그러나 불법 전화홍보방 운영 수사가 시작되면서 공천장 인준이 지연돼 뒤늦게 공천을 받았고, 최종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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