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 보수" 발언 파장…비명계 "당 정체성까지 바꾸나" 반발

뉴시스       2025.02.19 12:42   수정 : 2025.02.19 12:42기사원문
이 "성장 중시하는 중도 보수…여 극우·범죄 정당 돼" 박지현 "보수정당 되겠다는 거냐? 민주당 노선은 중도진보" 진성준 "정치 이념 성향 중도 보수 맞지만 당은 진보 지향"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이 참여하는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 출범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02.1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연일 '우클릭' 행보를 이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19일 당내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민주당은 중도보수가 맞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비명(비이재명)계는 "당 정체성을 공론화 과정 없이 임의로 바꿔서는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전날 야권 성향 유튜브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며 "사실 중도 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다.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중도보수를 맡는 게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며 "그래야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주 이야기하는데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라며 "국민의힘은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라며 "진보 정당은 정의당과 민주노동당 이런 쪽이 맡고 있는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중도보수'를 주장한 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전통적인 지지층을 넘어 중도·보수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일 '실용주의' 성장 담론을 강조하고 있는 행보의 연장선으로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경제 정책을 내세워 '가짜 우클릭' 공세에 대응하려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지도부 관계자는 "여당이 극우 정당으로 변질된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오른쪽 포지션도 챙겨야 한다는 의미"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과거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중도층을 공략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지 진보 정당은 아니다"라며 "중도, 보수라는 개념은 상대적인 것으로 사안마다 학자마다도 다르다. 이 대표의 발언이 민주당의 정체성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5선의 정동영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 "유럽식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 정말 중도보수 정도의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의 사민당(사회민주당)은 확실한 진보정당이지만 (우파 정당인) 기민당(기독민주당)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거기도 굉장한 진보로 보인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발도 나왔다. 박지현 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것이냐"며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민주당 지지자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민주당 역사가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권한이 4년짜리 대표에게 있지 않다"며 "민주당 의원님들이 나서서 민주당의 노선이 중도 진보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3선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정치적인 이념 성향을 규정하자면 중도 보수적인 스탠스가 맞다"면서도 "중도 보수를 지향한다는 게 아니다. 당은 진보적인 지향을 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구체적인 부연 설명 없이 '중도보수'만 부각되다 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산 측면도 있다"며 "당 정체성을 두고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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