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종전 임박 'K-방산' 위기?…'트럼프 효과' 새 기회
뉴스1
2025.02.27 07:07
수정 : 2025.02.27 09:35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K-방산 수출 기폭제 역할을 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이 임박하면서 '방산 호황'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를 늘리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감안하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빠른 납기와 가성비를 앞세운 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에 우세하다.
다만 유럽의 K-방산 견제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부와 업계가 '원팀'을 구축하고 유럽과의 협업 등 효과적인 수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대선부터 러-우 전쟁 종전을 주장한 트럼프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종전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등 종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유럽 방위비 5% 압박…K-방산 수요 증가 기대
러-우 전쟁은 K-방산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전쟁 전까지 내수 산업에 머물렀던 K-방산은 러-우 전쟁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다. 우크라이나 인접국 폴란드가 2022년 K9 자주포, K2 전차, FA-50 등 124억 달러(17조 7000억 원) 규모의 무기 수입을 결정하면서 K-방산 신화가 시작됐다. 이후 K-방산은 루마니아, 중동 등으로 시장을 넓혔다.
이 때문에 러-우 전쟁 종식으로 유럽 내 안보위협이 사라지면서 K-방산에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최근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유럽 방산 수요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는 종전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유럽을 향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비중을 5%까지 늘릴 것을 요구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평균은 GDP의 2.71%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의 2023년 GDP는 약 17조 유로에 달한다. 방위비를 5%까지 늘릴 경우 700조 원 이상 방위비가 증가하게 된다. 그만큼 새로운 무기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실제 방위비 증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덴마크는 올해와 내년 방위비로 10조원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무기를) 사고, 사고, 또 사라. 중요한 것은 스피드"라며 신속한 무기 구입 계획을 밝혔다.
이런 유럽 내 수요 증가는 빠른 납기와 가성비를 앞세운 K-방산에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유럽은 오랜 기간 평화체제가 유지되면서 무기 생산량이 한국보다 낮아 당장 공급을 늘리기 쉽지 않다.
폴란드, 루마니아, 핀란드, 노르웨이, 튀르키예, 에스토니아 등 여러 NATO 회원국이 K9 자주포를 도입하는 등 K-방산에 우호적인 것도 러-우 전쟁 종식을 기회로 보는 이유로 꼽힌다.
유럽, K-방산 견제 본격화…협업·금융지원 등 정부 컨트롤타워 중요
과제도 있다. 유럽 내에서 높아지는 K-방산에 대한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현재 20%인 역내 무기 구입 비중을 2035년까지 65%로 상향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최근 스웨덴은 입찰 공고 없이 독일의 레오파르트 전차를 도입했고, 프랑스와 독일은 차세대 주력 전차를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유럽 내 협력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런 견제를 뚫기 위해선 유럽과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실제 폴란드와의 K2전차 2차 계약 과정에서 기술 이전, 현지 생산 등 K-방산과 폴란드의 협업 분야가 주요 협상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이에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출계약은 물론 기술 이전 등 예민한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지원 확대 등도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분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부 컨트롤타워가 중요하다"며 "업체와 함께 전 부처가 함께하는 원팀을 구성해 수출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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