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콜의 진화… 어르신엔 말벗, 청각장애인과는 수어 상담
파이낸셜뉴스
2025.03.03 19:00
수정 : 2025.03.03 19:00기사원문
2007년 통합 민원 서비스 첫선
'120번'하면 다산콜센터 떠올려
2년 반만에 '서울시 민원해결사'
AI챗봇 등 서비스 장벽 없애고
시민 체감 맞춤 서비스 확대
전세계에 시민상담 노하우 전수
서울시가 행정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꾸준히 창의행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창의행정으로 120다산콜이 꼽힌다. 다양하고 복잡한 행정서비스에 대한 민원을 하나로 통합한 것은 물론, '120번'을 시민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2007년 吳시장 재임 때 서비스 시작
2006년 서울시장 취임을 앞두고 있던 오 시장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서울시에 민원전화를 걸었다. 한참 만에 연결된 직원조차 본인 소관이 아니라며 계속 전화를 돌리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실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2007년 1월 당시 시민들이 하나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부서에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민원만족도는 41%에 불과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다산프로젝트'였다. 서울시와 관련한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전화 한 통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민원전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다산'은 백성을 섬기는 도리를 역설했던 정약용 선생의 호를 땄다. 15초 내에 사람이 전화로 응대한 뒤 2분 안에 답변을 한다는 게 원칙이다.
120다산콜 서비스 이후 서울시 전화민원 만족도는 2009년 7월 기준, 2배 이상 높아진 95.3%로 올랐다. 서비스 인지도는 68%를 넘겼다. 10명 중 약 7명이 120다산콜이 무엇인지 안다는 의미다. 당시 119의 인지도가 91%, 112의 인지도가 82~83%였던 것을 감안하면, 2년 반 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주요 지자체 민원전화 '120' 통일
서울시 다산콜센터가 행정 효율성 개선과 시민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유사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제주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120 민원 콜센터를 열었다. 예를 들어 부산시 바로콜센터의 경우 '051+120'을 누르면 된다.
120다산콜은 초기에 서울시 관련 민원만 처리했으나, 분야를 확장해 환경, 교통, 복지, 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 대응 중이다. 하루에 약 4500건의 민원을 처리하며, 시민들이 시 행정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2010년대 초반에는 자동응답시스템(IVR)과 음성인식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기존 전화에서 확장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민원을 접수할 수도 있도록 했다. 2024년에는 카톡 기반 실시간 채팅상담도 도입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023년부터 베트남, 몽골, 태국 등 5개국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협력 활동도 펼치는 중이다.
■맞춤형 정보제공…진화 중
다산콜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장애인 등에게 맞춤형 돌봄 상담과 시설 등을 알려주는 '안심돌봄 120(120+3번)'을 시작했다. 사회복지 전문상담원이 중증도, 돌봄난이도 등에 맞춰 제공 가능한 돌봄 종류, 신청 자격과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필요시에는 돌봄 기관과 연계도 해준다. 청각·언어장애, 전화 기피 이용자를 위한 카카오톡, 문자, 수어 상담 채널도 운영한다.
지난 2월부턴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시민 불편을 불러일으키는 불합리한 규제 신고·접수창구인 '120+4번'을 개통·운영 중이다. 오는 4월에는 '외로움안녕 120(120+5번)'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24시간 운영하는데 120다산콜로 전화 후 '5번'을 누르면 외로움·고립·은둔 지원 전문 기관에 직접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디지털 약자를 위해 일반전화 상담을 유지한다. AI 도입 등 스마트상담과 더불어 어르신, 일시적 정보 약자 등이 소외되지 않고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는 초기 설립 목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다. 올해는 음성문자변환(STT)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 상담센터 완성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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