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멕에 관세횡포, 美소비자 피멍…맥주·채소·車 다 오른다
뉴스1
2025.03.04 12:24
수정 : 2025.03.04 14:51기사원문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4일(현지시간) 발효되는 미국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부메랑이 되어 미국 소비자들의 식료품, 맥주, 자동차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관세로 인해 자동차는 평균 3000달러 이상, 맥주 가격은 최대 12%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같은 북미국가로 미국과 경제적으로 깊이 연결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맥주에서 베리류, 브로콜리에 이르기까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식재료와 음료의 가격이 놀랄 만큼 인상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보통의 미국인이 사용하는 사실상 모든 종류의 물건을 만든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의 88%를 제조한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부 장관은 25% 관세가 포드나 GM 트럭의 가격표에 약 3000달러를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 미국 식탁에 오르는 토마토, 베리, 피망, 오이, 브로콜리도 많은 양이 멕시코산이다. 미국 수입 과일의 약 절반과 수입 채소의 3분의 2가 멕시코에서 오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 맥주 대부분은 멕시코산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미국인이 마시는 모든 맥주의 약 18%가 수입품인데, 수입 맥주의 80%는 멕시코산이다.
2023년 멕시코 맥주인 모델로 에스페셜은 달러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산 맥주가 되었다. 분석가에 따르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는 모델로나 코로나와 같은 맥주 브랜드의 가격을 4~12%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가격 인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멕시코 맥주는 미국의 아이다호, 몬태나, 노스다코타의 보리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농부들은 2000년 이후로 맥아 보리(맥주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의 총수출이 약 3배로 늘어난 것을 기뻐했는데, 그중 무려 97%가 멕시코로 갔다. 미국에서 멕시코 맥주가 더 비싸지고 판매량이 줄면 미국 내 보리 농가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모델로 에스페셜이나 코로나 맥주는 멕시코 브랜드지만 이들을 만드는 양조장은 뉴욕에 있는 알코올음료 제조업체 컨스털레이션 브랜즈가 소유주인 것도 사태를 복잡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기업이 컨스털레이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차량 절반 이상을 미국 내에서 제작하는데, 그 나머지인 수입차는 멕시코가 가장 많이 완성차 형태로 수출한다.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테슬라조차 멕시코산 부품과 구성품이 약 20%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자동차 가격은 코로나19 당시 부품 대란을 겪으면서 급등했다. 평균 가격은 약 4만 4000달러(약 6400만 원)로 2019년 이후 25% 상승했다. 여기에 관세 영향까지 추가되면 비용 측면에서 약 3125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JP모건은 추산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급업체가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일부는 자동차 구매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와 미국의 무역은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이후 번창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는 2020년에 이 협정을 디지털 시대에 맞춰 업데이트하고 노동 보호를 강화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했다.
이들 협정을 바탕으로 캐나다는 미국에 원유를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자동차와 기계, 목재와 시멘트를 팔아왔고 멕시코는 맥주나 농산물과 자동차 외에도 냉장고, 자동차 부품, 컴퓨터, 비행기 및 의료 기기를 제공해 왔다. WP는 "트럼프가 USMCA를 협상하고 '미국이 체결한 역대 최고이자 가장 중요한 무역협정'이라고 했으면서도 이번 관세를 통해 이를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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