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기세에 대형마트 2위도 휘청

파이낸셜뉴스       2025.03.04 18:46   수정 : 2025.03.04 21:31기사원문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돌입
유동성 악화로 경영난 내몰려
한기평, 신용등급 D로 강등
온·오프라인매장 일단 정상운영

국내 마트업계 대표 주자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5년 대규모 차입 등을 통해 인수한 지 10년 만이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납품대금 미정산까지 우려되는 등 경영난에 봉착한 것이 주요인이다.

유통산업이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알리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업계 2위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4일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서울회생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이날 0시3분께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1시간 만이다.

홈플러스는 관계자는 "사업성과 경쟁력 등 홈플러스의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신속한 회생절차 개시를 통해 조기에 안정을 되찾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는 부분에 공감한 것"이라는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의 영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단기 유동성 확보에 차질을 빚어왔다. 납품업체와 협의해 대금을 한두 달 뒤 정산하면서 지연이자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이 덕분에 대금 미지급 사태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신용등급 하락으로 운영자금 대출 규모가 줄면서 미정산 사태가 우려돼 왔다. 이번 기업회생절차는 이 같은 자금 이슈의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에 대해 단기간에 유의미한 실적부진 회복을 보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금융부채가 약 2조원 규모다. 부동산 자산은 약 4조7000억원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은 지난 1월 말 기준 462%로 1년 전보다 1506%p 개선됐고,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462억원으로 2.8% 상승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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