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3조 vs. 韓 880억... 돈줄 마른 국내 AI기업

파이낸셜뉴스       2025.03.10 18:19   수정 : 2025.03.10 18:19기사원문
벤처캐피털 올해 투자 64% 감소
글로벌VC도 한국 스타트업 외면
실질적 성과 내야 돈 들어오는데
사업 초기엔 투자 못받아 악순환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올해 투자유치 한파 속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AI에 대한 투자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는 오히려 감소세를 그리며 글로벌 흐름과 역행하는 모습이다.

10일 벤처캐피털(VC) 분석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VC가 스타트업에 투자한 총금액은 8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이 중에서 AI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7%나 감소했다. 투자건수도 52건에서 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로 줄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미국의 주요 AI 스타트업에는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피치북 데이터를 인용한 외신들에 따르면 올 들어 투자된 금액은 이미 300억달러(약 43조6000억원)를 넘어섰다. 테크크런치가 딜룸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하다. 지난해 전 세계 AI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자금 규모는 1100억달러(약 160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도 680억달러(약 99조원) 대비 62% 증가한 수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AI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오픈AI, 앤트로픽, xAI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대형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국의 AI 투자 비중은 전 세계 AI 투자액의 62%에 달하며, 유럽과 중국도 AI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과 반대로 국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것은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는 글로벌 VC의 국내 투자 비율이 좀처럼 상승하지 않는 데다 최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 위축,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이 꼽힌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1월 발간한 '글로벌 벤처투자 유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국내 벤처투자 시장 규모 대비 글로벌 VC의 국내 투자 비율은 2023년 기준 2.1%에 그친다.
외국자본 벤처펀드 출자비중 싱가포르 84%, 영국 74%, 독일 66%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AI 기술과 산업 주도권이 글로벌 빅테크로 쏠리는 등 국내 스타트업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환경도 핵심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백조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AI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아직 1조원에도 못 미친다"며 "여기에 투자 위험도가 큰 사업 초·중기보다 성과가 나오는 후기 단계 투자를 선호하다 보니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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