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미 뛰어넘고 또 200조 투자 발표한 中
파이낸셜뉴스
2025.03.11 18:26
수정 : 2025.03.11 19:25기사원문
양회 폐막,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혁신 싹 자르고 입법 막는 韓 정치권
중국은 1조위안(약 200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창업투자펀드 조성계획도 밝혔다.
중국 관영 CCTV가 "창업 영역의 항공모함급 펀드"라고 치켜세웠는데 이름대로 AI와 양자, 수소 배터리 등 첨단기술 초기단계 기업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과학자 정신을 발양하면서 실패에 관용적인 혁신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며 AI와 바이오, 양자 기술, 6세대(6G) 이동통신 등 첨단산업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중국이 반도체를 국가전략사업으로 지정, 첫 기금을 조성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반도체는 물론 AI와 이차전지·전기차·로봇 등 첨단기술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는 게 중론이다. AI반도체, 고집적 메모리, 전력반도체 등 고급 기술은 이미 한국을 앞섰다고 한다. 한국이 주도권을 쥔 고대역폭메모리(HBM)마저도 연구논문에선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다.
한국이 장악한 D램은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1년 내 삼성전자의 웨이퍼 생산능력의 절반까지 따라잡고, 세계 시장의 10% 이상을 빼앗아갈 태세다. 화웨이는 수익과 직결된 AI 반도체 수율을 1년 만에 40%대로 배 이상 끌어올렸다. "미국 제품에 탑재된 반도체 3분의 2가 중국산"이라는 미국 상무부의 분석이 그냥 나온 게 아닐 것이다.
국가안보와 밀접한 AI 기술 격차는 두려울 정도다. 글로벌 조사기관 분석에서 2023년 수준으로 AI 투자가 이뤄진다면 2030년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중국은 14년, 한국은 183년으로 비교가 안 된다. 세계 상위 20% 수준의 AI 고급연구자 절반이 중국 출신일 정도로 인재 격차는 더하다.
한 해 25만명에 이르는 반도체 인력을 배출하면서 전 세계 인재를 빨아들이는 중국을 심각한 이공계 기피로 연간 1만명도 키우지 못하는 한국이 상대할 수 있을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했다. 기술을 추격당하고 인력을 키우지 못했다는 자성을 수십 수백 번은 더 했어야 할 때 우리는 기존 산업모델에 취해 있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 기술력을 고도화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는 어둡다. 중국은 머지않아 생산·응용 완성품까지 완전히 한국을 넘어설 것이다. 창의와 혁신은 경직된 규제와 편견이 적이다. 타다와 같은 공유경제 혁신의 싹을 자른 것도, 주 52시간 예외의 틀 하나 깨지 못하는 것도 정치권 책임이다. 이념과 기득권을 우선시해 의도적으로 한쪽 눈을 감아버린 결과다.
지금 당장 기초연구와 미래산업 투자, 인력 육성에 속도를 낸다 해도 빠른 게 아니다. 지속적 기술개발과 투자 없이는 현재 최고라는 한국의 제조 인프라도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특별법과 같이 기초적 입법조차 이토록 어려운데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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