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리지마'..물가통제에 가공식품, 자장면의 절반도 못올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03.24 17:46
수정 : 2025.03.25 10: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10년간 라면, 과자, 햄버거, 치킨 등 대기업의 가공식품과 외식 프랜차이즈 물가가 최저임금(시급)이나 일반 식품 가격보다 인상폭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5년 5580원에서 올해 1만30원으로 10년간 79.74% 인상됐다.
대표 외식 메뉴인 짜장면 1그릇의 서울 기준 가격은 같은 기간 4685원에서 7500원으로 60.08% 올랐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최저시급은 약 8%, 짜장면 1그릇 가격은 6% 정도 오른 셈이다. 이 기간 택시 기본요금은 연평균 6% 인상했다. 2020년을 100으로 놓고 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15년 97.3에서 2025년 현재 116.08을 기록 중이다.
반면, 국내 대표 가공식품의 경우 지난 10년간 가격 인상율은 최저시급이나 짜장면 등 일반 식품보다 상당히 낮다.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농심 신라면 1봉은 10년전 가격 780원에서 올해 1000원으로 28.20% 올랐다. 매년 평균 3%도 채 오르지 않은 셈이다. 오뚜기 진라면과 삼양식품의 삼양라면도 최저시급 인상률과 비교하면 인상폭이 한참 낮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경제 규모가 성장하고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면서 최저시급 등 인건비가 가공식품보다 더 빨리 오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세계 물가 비교에 사용되는 메뉴인 맥도날드의 빅맥 국내 가격은 2015년 4300원에서 올해 5500원으로 28% 인상됐다. 경쟁사인 롯데리아 불고기버거도 같은 기간 3400원에서 4800원으로 35.29% 인상됐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원가 상승 등으로 가격을 인상했지만 2021년 7월부터 불고기버거 중량을 기존 162g에서 188g으로 높이기도 했다"며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서울우유 1L 가격은 2600원에서 3150원으로 21.15% 인상됐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오리온 초코파이 1개 가격은 이 기간 400원에서 450원으로 12.50% 올랐다. 지난 10년 중 2022년 단 한 차례 12.50% 인상됐다. 다만 최근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가격 급등으로 빼빼로 가격은 10년 전과 비교해 편의점 판매가 기준 60% 이상 올랐다.
대표 외식 메뉴인 치킨의 경우 교촌치킨 허니콤보가 2015년 1만8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27.78% 올랐다. 다만 치킨은 배달 앱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달수수료 등으로 소비자들의 물가 인상 체감폭이 더 큰 상황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10년전과 비교해 가격 인상폭이 14.63%로 낮은 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식품사들의 과도한 이윤 추구(그리드플레이션)로 인한 가격 인상 측면도 있다"면서도 "주요 가공식품의 경우 정부가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가격을 통제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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