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화증권 개정 5% 룰 삭제 수혜?" 홈플러스 앞서 롯데케미칼도 ‘도마 위’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2025.03.24 14:22   수정 : 2025.03.24 14:22기사원문
EOD 직전까지도 유동화증권 대량 발행
EOD 조건 삭제후 유동화 재개 '논란'



[파이낸셜뉴스] '자산유동화 개정안 5% 룰에서 카드매출채권이 삭제'되면서 비우량증권의 무분별 발행이 도마위에 올랐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디폴트(채무 불이행) 직전 채권 찍어내기가 수면 위로 드러난 가운데 롯데케미칼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직전까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총 7000억원에 가까운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EOD 사유가 발생한 11월 직전인 10월에만 2492억원어치가 발행됐다.

8월과 9월 각각 2845억원, 1483억원 어치씩 발행됐다. 총 6820억원어치가 석달 동안 발행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KB증권을 대표주관으로 세워 카드매출채권 유동화를 진행했다.

계속되는 적자에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공사모 회사채 발행이 부담스러워지자 카드매출채권 기초자산으로 삼은 유동화증권 발행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뉴스타그린켐제일차는 롯데케미칼의 카드이용대금채권 관련 회수금원을 지급받을 권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단기유동화증권(ABSTB, ABCP)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 계약을 맺은 카드사는 신한카드이다. 신한카드는 자산보유자로 5% 의무보유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참가 계약에 대한 리스크가 제로(0) 수준이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자산보유자의 의무보유를 제로수준으로 만든다는 것은 회사의 부실 리스크를 하나도 지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모럴해저드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EOD가 회사의 신용등급 강등 트리거로 작용했다면, 개인투자자 피해 역시 커졌을 것이란 지적이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발행은 2024년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그림자 금융에 해당하는 자산유동화시장에서는 차입 규모를 키워간 것이다. EOD 이슈가 터진 11월부터 채권자 협의가 이루어진 12월 두달간 유동화증권 발행은 멈췄다가, EOD 이슈가 해소되면서 다시 발행이 재개됐다.

해당 유동화증권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AA0)과 연계돼 단기 신용등급으로서는 최상위 등급은 A1으로 평정된 바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의 실적 관련 특약(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 5배 이상 유지)을 지키지 못했다.
업황 악화로 인해 회사가 지난 2022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이어온 영향이다. 이로 인해 롯데케미칼은 2조450억원 규모의 14개 공모 회사채에 대한 EOD 위기에 놓인 바 있다. 다만 지난달 열린 각 회사채 관련 사채권자 집회에서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안이 가결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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