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는 단순 나눗셈...韓 등 아시아 동맹 타격

파이낸셜뉴스       2025.04.03 16:07   수정 : 2025.04.03 16: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시작하면서 단순히 무역 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눠 세율을 정해 국제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한국 및 주요 동맹을 집중 공격하고, 약 5000명이 사는 대서양 외딴 섬에 최고 세율을 적용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동시에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의 경우 무역 규모가 작다며 관세를 면제했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2일 세계 185개 국가 및 지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10~5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명단에 오른 지역은 국가뿐이 아니라 대서양의 프랑스 해외영토인 생피에르 미클롱,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 등 매우 다양하게 쪼개져 있었다. 185개 지역 가운데 관세율이 10%를 초과하는 지역은 총 60곳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속한 지역이 각각 18곳이었으며, 유럽 8곳, 중동 7곳, 미주 5곳, 오세아니아 4곳 순서였다. 최고 세율(50%)이 적용된 지역은 생피에르 미클롱과 아프리카 내륙 국가 레소토를 포함한 2곳이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세율 산정 공식을 설명했다. USTR은 "각 국가별로 수만 개의 관세, 규제, 세제와 기타 정책이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면 복잡하다"고 밝혔다. 이어 무역 상대와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를 없애는 관세율을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USTR의 공식은 사실상 무역 적자를 해당 국가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누는 방식이었다. 미국 언론인 제임스 수로위에키는 USTR 발표 직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USTR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한국에서 1315억달러(약 192조원) 규모의 상품을 수입하면서 660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누면 약 50%다. 트럼프 정부는 2일 발표에서 한국이 미국 제품에 50%의 관세를 적용한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했다. 수로위에키는 트럼프 정부가 이러한 방식으로 숫자를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이 무역 흑자를 기록했거나 나눗셈 결과가 10% 미만인 무역 상대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는 기본 10%로 통일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주먹구구식 계산법은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별 관세와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첨부된 관세율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에 적용되는 상호관세는 백악관 자료에서 25%였지만 행정명령 첨부 자료에는 26%로 표기되어 있다. 한국 외에도 필리핀과 태국, 스위스, 인도 등의 수치가 1%p씩 달랐으며 이는 계산 과정에서 반올림 여부에 따른 차이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정치·외교를 가리지 않은 '나눗셈 관세'는 미국의 동맹국, 특히 아시아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일본과 인도는 트럼프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각각 24%, 26%(행정명령은 27%)씩 상호관세를 부담할 예정이며 캄보디아와 베트남도 각각 49%, 46%의 관세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미 20%의 추가 관세를 물고 있는 중국은 상호관세(34%)가 누적되면서 총 54%의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역시 20%의 관세가 예상된다.

한편 이번 상호관세 목록에는 트럼프가 가깝게 지내는 러시아의 이름이 빠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무역 규모가 작아 관세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러시아와 무역이 소규모지만 목록에 있는 브루나이보다는 많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트럼프와 가까운 이스라엘은 이번 상호관세로 17%의 추가 관세를 부담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