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12·3 비상계엄, 절차적·실체적 요건 모두 위반"
파이낸셜뉴스
2025.04.04 18:19
수정 : 2025.04.04 18:19기사원문
탄핵소추 사유 5개 모두 인정
국회 탄핵소추 의결절차 적법
당시 국가비상사태 해당 안돼
국무회의 심의 이뤄지지 않아
軍정치중립·국민 기본권 침해
헌법수호 책무·국민 신임 배반
■탄핵소추 의결 절차 "문제없어"
헌재는 4일 △비상계엄 선포 요건 △포고령 1호 위헌성 △국회 봉쇄 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법관 등 주요인사 체포 지시 등 국회 측이 주장한 탄핵소추 사유 5가지를 모두 인정했다.
■전시·사변 등 계엄요건 안돼…국무회의 심의도 없어
헌재는 이번 탄핵심판의 핵심이 됐던 12·3 비상계엄 선포 및 그 과정이 절차적·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그동안 변론 과정에서 야당의 국정운영 방해와 부정선거 의혹 등을 들며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헌재는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상황이 계엄 선포 당시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당시 상황이 헌법이 명시한 계엄 선포 요건인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경고성 계엄' '호소형 계엄'이었다는 주장도 계엄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계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국무위원에게 취지를 설명한 것 외에 △국무회의 심의가 이뤄졌다고 보기도 어렵고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법률상 절차를 무시한 점도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이 투입된 배경이 '부정선거 의혹'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치적·제도적·사법적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병력을 동원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군경 동원해 국회 침탈 인정…"민주주의 부정"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군경을 동원해 국회를 통제하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사실도 인정됐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언도 일부 인정됐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해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했고,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이 홍 전 차장에게 국회의장 및 정당 대표 등의 위치 확인을 요청했다고 봤다.
헌재는 이러한 행위가 국회의 권한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했다"며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헌재는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며 윤 대통령을 파면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서민지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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