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9600조 증발한 뉴욕증시…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마진콜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5.04.06 18:18
수정 : 2025.04.06 18:18기사원문
상호관세 충격파 예상 뛰어 넘어
증거금 마련 위해 안전자산 매도
국제 금값도 3% 가까이 떨어져
헤지펀드들이 뉴욕 증시 폭락 여파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마진콜에 직면했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은행들이 자신들의 고객사인 헤지펀드들에 증거금을 더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상호관세를 발표한 것이 3일과 4일 뉴욕 증시를 폭락세로 몰고 갔고 그 여파로 헤지펀드들의 차입거래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 상호관세는 이틀 동안 뉴욕 증시 시가총액 6조6000억달러(약 9600조원)를 날려버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월스트리트 은행들이 고객사 헤지펀드들에게 더 많은 증거금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대형 은행의 이 같은 마진콜 규모는 2020년 3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팬데믹을 맞아 미국에 봉쇄령을 내리면서 증시가 폭락했던 때에 버금갈 정도다.
모건스탠리 프라임 브로커리지 팀이 낸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상호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덮친 지난 3일은 미 주식 헤지펀드들에 최악의 하루였다. 관련 통계를 추적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악이었다. 이들 헤지펀드가 보유한 종목들은 평균 2.6%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3일 헤지펀드 매도세는 역대 최악이었다면서 매도세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투매, 2023년 미 지역은행 위기 당시 매도세와 견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매도세로 미 주식 헤지펀드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서는 정도를 나타내는 순 레버리지는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약 42% 수준으로 추락했다.
자산 시장이 트럼프 관세전쟁 우려로 패닉에 빠져있는 가운데 금 가격 급락이 이런 마진콜 흐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4일 가격이 2.9% 급락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 수키 쿠퍼는 헤지펀드들이 "마진콜을 맞추기 위해" 귀금속을 내다 팔면서 금 가격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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