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색 닭·오리… 설화적 판화로 동양의 美 알려
파이낸셜뉴스
2025.04.17 18:57
수정 : 2025.04.17 18:57기사원문
세계적 공예가 곽계정은 누구
그의 조형 세계는 자신의 활동 무대 못지않게 다양하고 넓다. 회화는 물론, 목공예, 왕골공예, 염색, 종이공예, 동벽화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창조력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줬다.
그는 지극히 한국적이고 민족적인 소재를 세련된 감성과 기술로 새롭게 창조해냈다. 나무, 구리, 유리, 종이, 세라믹 등의 다양한 재료들과 콜라주, 핸드페인팅, 판화, 조각, 회화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기법들을 자유분방하게 편력해 왔다.
이를 반영한 대표작 '산과 오리와 항아리(2015)'는 공예의 장식적 속성과 형태적 간결함을 함께 보여준다.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많은 공예 작품과 달리, 이 작품은 무거운 나무 위에 백동 플레이트를 장식한 콜라주 그림으로 옛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또 다른 대표작 '은인(1985)'은 민담을 소재로 한 평면화된 화풍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밑바탕에서 우러나오는 오방색 위주가 되는 색면이 각각의 면 분할로 이뤄져 전통의 맛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현대화된 감각을 충족시켜 준다. 오리와 닭의 조화로운 모습이 한국적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 듯하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고래문화재단 측은 "곽 작가는 강렬한 색채의 대비와 고요한 구성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세계를 담아낸 작가로, 특히 공예 분야에서 독보적이라고 평가를 받는다"며 "독창적인 목공예뿐만 아니라 왕골 공예와 실크스크린을 이용한 판화기법으로 생활에 한국적 디자인을 접목한 최초의 여류 공예가"라고 평가했다.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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