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미 경기침체 진입했을 수도”
파이낸셜뉴스
2025.05.01 02:47
수정 : 2025.05.01 02: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결국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가는 것으로 보인다.
속보치, 수정치, 확정치 등 모두 세 차례 발표되는 통계 가운데 첫 번째이지만 시장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이 200 p 넘게 하락하는 등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고, 테슬라는 5%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 탓으로 돌렸지만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이 미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란 경고가 잇따랐던 터라 크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미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로 후퇴한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CNBC에 따르면 앞서 다우존스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 성장률이 0.4% 플러스(+)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성장률이 2.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조사에서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최근 수일에 걸쳐 월스트리트에서는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이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내놨다. 이들은 4월초부터 적용되는 트럼프의 관세를 피하려 기업과 소비자들이 수입을 앞당기고 있어 경제 성장이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1분기 수입은 전년동기비 41.3% 폭증했다. 재화 수입이 50.9% 폭증한 것이 주된 배경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974년 이후 가장 높은 재화 수입 증가세다.
수입은 GDP에서 차감되는 항목이어서 GDP 성장률에 치명적이다. 다만 이런 점 때문에 이후 수입 흐름이 안정을 찾으면 GDP에는 외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연방정부 감원과 지출 감축 역시 GDP에 악영향을 미쳤다.
포워드본즈(Fwdbond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럽키는 “(마이너스 성장 배경) 일부는 어쩌면 관세 인상 전 수입품에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럽키는 이어 “그렇지만 정책 참모들이 여기에 사탕발림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면서 “성장은 그저 사라졌을 뿐이다”라고 단언했다.
글로벌X의 투자전략 책임자 스콧 헤프스테인은 “건강한 경제를 어떻게 둔화시킬지 그 교본을 찾는다면 지금이 아주 훌륭한 교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정책 뒤집기가 기업과 투자자들을 매우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으로 인도했다”고 트럼프의 오락가락 정책 행보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헤프스테인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새 행정부에는 (재앙을 예고하는) 동굴 속 카나리아가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경기 침체 대응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했다. 헤프스테인은 “아마도 그들의 장기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경제적 고통은 기꺼이 감수하려는 그들의 의지가 저평가된 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러셀도 “오늘 데이터는 경제가 후퇴하고, 물가가 예상보다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더 가깝다”면서 “관세를 앞두고 수입이 폭등하면서 무역이 GDP를 크게 잠식했다”고 지적했다.
러셀은 “ADP 민간고용 성장 둔화와 전날 노동부의 구인이직실태조사(JOLTS) 데이터까지 더하면 이 지표들은 미국에 경기침체는 이미 시작됐다는 심증을 점점 더 높인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