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트럼프 관세 지난달 美 중고차값 끌어올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05.08 07:01
수정 : 2025.05.08 14:58기사원문
美 중고차 가격 2023년 10월 이후 1년 6개월만에 최고치
신차 가격도 인상 조짐, 포드 6월부터 평균 2000달러 인상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7일(현지시간)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는 올해 4월 208.2(1997년 1월=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7%다. 이 같은 미 중고차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이슈로 차 가격 급등의 여파가 미쳤던 지난 2023년 10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는 중고차 도매시장 경매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지난달 미 중고차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고 차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지난달에 중고차를 대거 구매한 것이다. 관세 영향으로 차 값의 강한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정확히 그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 콕스 오토모티브의 제레미 롭 경제·산업 인사이트 디렉터는 "중고차 가격이 반등하는 현상은 보통 4월 둘째 주 무렵 종료되는 게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중고차 도매가격 상승세가 4월 한 달 내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 생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수입 자동차 가격은 물론 미국 브랜드 차량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관세에 따른 직접적인 가격 인상 효과 외에도 수입산 경쟁 차량의 가격 인상과 부품 비용 상승을 고려해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 차량의 가격도 함께 인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의 자동차전문 사이트 카스닷컴은 올해 2월 기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조립해 수입된 차량의 51%가 미국 브랜드였다고 집계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중고차 가격 뿐 아니라 신차 가격도 인상될 조짐이다. 포드를 비롯해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빅3 기업도 신차 가격 인상을 올리고 있다.
포드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 3종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 전기 SUV를 비롯해 매버릭 픽업트럭, 브롱코 스포츠 차량의 가격을 모델에 따라 최대 2000 달러(약 280만원) 인상한다고 최근 미국 내 딜러사에 공지했다. 이같은 포드의 차값 인상은 이달 2일 이후 생산되는 차량이 대상이다. 해당 차량은 6월 말부터 딜러 매장에 도착한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이달 3일부터 엔진 등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중이다. 다만, 업계 반발을 반영해 내년 4월 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1년간 면제한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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