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공립어린이집 2곳, '화재 참사 단골' 샌드위치 패널로 증축

뉴시스       2025.05.12 09:13   수정 : 2025.05.12 09:13기사원문
샌드위치 패널로 보육실 지붕·외벽 시공

[구미=뉴시스]박홍식 기자 = 지난 2011년 10월17일 화재 사건이 발생한 경북 구미시 구평동 A어린이집 모습. 건물 외벽 샌드위치 판넬이 검게 그을려 있다. phs643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 시내 국공립 어린이집 2곳이 증축 공사를 하면서 샌드위치 패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를 급속도로 키우고 다량의 유독가스를 내뿜는 소재다.

12일 서울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송파구 모 국공립어린이집은 지상 4층, 강남구 모 국공립어린이집은 지상 3층 베란다를 건축 신고 없이 불법 증축했다.

그런데 이들 어린이집은 연소하기 쉬운 마감재인 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해 지붕과 외벽을 시공한 이후 보육실로 사용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증축된 위치가 모두 어린이집 최상층이라 화재가 발생할 경우 어린이집 원아들이 피난층까지 대피하기 어려울 우려가 있었다.

화재 발생 시 빠른 시간 안에 불이 확산되고 유독가스까지 배출하는 가연성 건축 자재인 샌드위치 패널은 2020년 4월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 38명 인명 피해를 발생하게 한 원인 중 하나로 대형 화재 때마다 논란이 되는 소재다.

유치원생 19명을 포함해 총 23명이 숨진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40명이 사망한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1000억원 안팎의 피해를 낳은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등이 샌드위치 패널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시 감사위의 지적에 송파구는 국공립 어린이집 전환 때 전 소유자가 불법 증축한 부분을 확인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송파구는 "관련 규정에 맞게 보수 공사를 해 보육 시설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건축사 자문과 담당 부서 협의를 통해 보육실을 관련 규정에 적법하게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시 감사위는 송파구청장과 강남구청장에게 "건축법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해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한 유지 관리 주의 의무를 철저히 하시기 바라며 추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담당자 교육을 실시하기 바란다"고 통보했다. 또 "보육실로 사용하고 있는 불법 증축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하고 화재 예방 방안을 마련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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