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0%대 반토막...자동차 관세, 건설업에 명운 달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05.14 16:22
수정 : 2025.05.14 16: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불과 석달 전 전망치인 1.6%에서 반토막 난 결과다. 그만큼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다.
밖으로는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가 수출 둔화로 이어지면서 성장의 발목을 가장 크게 잡을 것으로 분석됐다. 안으로는 내수에선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성장을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지금껏 0%대 경제성장률은 경제 위기 속 나타났다. △1998년 IMF 외환위기(-4.9%) △1980년 오일쇼크(-1.5%)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0.7%)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등이다. 이는 올해 잠재성장률(1.8%)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 경제가 안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중장기 성장수준을 말한다. 잠재성장률 보다 경제성장률이 밑도는 것은 그만큼 경기 하방압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경기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수준과 비교해도 1.0%p가 떨어진 셈이다.
KDI는 전망치를 반토막 낸 가장 큰 이유로 ‘미국의 관세 인상’을 꼽았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미국 수출이 저조해지면 성장세가 둔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대 미국 수출은 18.7%다. 이중 △자동차 및 부품 6.3% △ICT 2.6% 순이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 자동차 관련 수출이 6%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자동차 관세에 올해 성장률이 달렸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률이 1%가 절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수출 규모가 크고 관세율이 높은 자동차 부문이 (25% 관세) 해소되거나 기본관세 10%를 조금 더 내릴 수 있으면 1%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대미 수출 비중이 높으면서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품목이 가장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이 크다. 자동차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발목을 잡은 두 번째 이유는 ‘건설 부진’이 지목됐다.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건설투자가 지난해(-3.0%)에 이어 올해(-4.2%)도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하락에 따른 건설업체 재무건정성이 악화될 경우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위험요인이다. 이밖에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지속돼 민간소비도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와 비교해 KDI는 가장 낮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최근들어 하향조정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전망에서 1.5% 성장률을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는 1월 2.0%에서 지난달 1.0%로 절반으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IB) 평균 전망치는 3월 말 1.4%에서 4월 말 0.8%로 한 달 만에 0.6%p 떨어졌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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