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성장률 0.8%’ 벗어나려면

파이낸셜뉴스       2025.05.29 18:54   수정 : 2025.05.29 19:17기사원문

대통령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극심한 내수 부진과 청년 실업난 속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미래의 정부는 오늘 '올해 성장률 0.8%'라는 무서운 지표까지 받게 됐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0.8%를 제시하며 0%대 저성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성장률 추락, 수출 감소, 금융부실 증가 등 실물경제가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체감되는 상황이다. 새 정부가 거시정책(통화·환율·재정)과 금융정책을 얼마나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에 따라 우리 경제가 위기를 벗어나거나 혹은 그대로 잠식당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막강한 대선주자들의 입에서 효과적인 처방전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나랏빚을 200% 가까이 불리는 공약들이 대다수다. 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자신들의 공약을 이행할 경우 국가 채무가 202.5%, 199.9% 급증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부채 탕감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공약도 단기 땜질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크다. 이재명 후보는 '코로나 대출 종합대책'을 통해 단순한 상환 유예나 연장을 넘어 채무조정부터 탕감까지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의 새출발기금 확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채권을 정부 기금으로 매입해 원금을 일부 탕감해주거나 상환기간을 늘리고 이자를 낮춰주겠다는 뜻이다.

대출자금 공급과 채무 경감은 일시적 대책일 뿐, 실질적인 회복을 담보하지 않는다. 특히 지금처럼 국가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의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연체율 상승 등으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진 은행들은 결국 대출 문턱을 올리게 될 것이다.

가산금리를 손질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이 후보의 공약도 마찬가지다. 가산금리에 포함되는 법적 비용을 제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소시키겠다는 공약은 저신용자들을 1금융권에서 밀어낼 가능성이 있다. 수익성 저하를 우려한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볼 수 있어서다.
가산금리를 억제하더라도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법을 쓴다면 실질적인 금리인하 체감도는 낮기 때문에 실효성도 확실하지 않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이 다시금 헛바퀴 돌지 않기 위해서는 새 정부가 단순한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정책을 통해 실질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새 정부에서는 '관치 금융' '은행 종노릇'이라는 단어가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zoom@fnnews.com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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