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39년만에 누적 1700만대 판매…성장세는 둔화

파이낸셜뉴스       2025.06.04 14:49   수정 : 2025.06.04 15:05기사원문
'현대' 브랜드 차량, 美서 누적 1700만대 판매 돌파
미국 시장 진출 39년 만에 성과
현대차그룹, 5월 미국 판매 6.7% 증가
8개월 연속 전년比 성장세 지속
성장세 '주춤' 관세 리스크도 '악재'
가격 인상 여부 두고 고심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39년 만에 누적 판매 170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기아는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8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외국에서 수입하는 완성차에 25% 고율 관세 부과를 시작하면서 차량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 구매하려는 수요가 일부 몰리며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성장률은 한 자릿수 대로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가격 동결과 인상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5월 미국 시장 판매량이 17만251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6.7%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8.1% 증가한 9만1244대, 기아가 5.1% 늘어난 7만900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8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증가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13.6% 증가한 6723대를 기록해 역대 최대 판매를 경신했다. 특히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약 39년 만에 '현대' 브랜드로 판매된 차량이 170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싼타페, 액센트, 엑셀 등 6개 모델이 각 100만대 넘게 판매됐다.

다만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다. 현대차그룹의 지난 3월 미국 판매는 전년 대비 13.4%, 4월에는 16.3% 증가했지만, 5월에는 6.7%로 한 자릿수 증가율에 머물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관세 부과 이후에도 쌓아둔 재고를 기반으로 가격을 동결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관세 적용을 받지 않은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했고,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르기 전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미국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약화된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별 판매는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9% 증가한 24만176대를, 미국 포드는 16.4% 늘어난 21만9847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혼다는 13만5432대를 판매해 6.5% 증가했다. 반면 일본 스바루는 전년 대비 10.4% 감소한 5만2292대, 마쓰다는 18.6% 줄어든 2만8937대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처 다변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미국의 완성차 및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 수출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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