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이 ‘전략’을 바꾸는 시대, 직시해야

파이낸셜뉴스       2025.06.10 06:00   수정 : 2025.06.10 08:56기사원문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
 -'전략'이 '전력'보다 먼저 설계되는 것은 지극히 타당
 -英 ‘팍스 브리타니카’ 전략 설계, 막강한 전력 만들어
 -美도 ‘팍스 아메리카나’ 전략 세워 英의 패권 이어받아
 -전략 설계 후 전력 획득, 시너지 창출면서 여전히 부합
 -제4차 산업혁명…기술발전 매우 빨라 첨단기술 보편화
 -군사전략이 무기체계 변화 속도 따라가기 힘든 상황 현실화
 -전력 개발에 따른 전략 변화…적극적인 노력 필요한 상황
 -한반도, 전면전·비대칭전·핵강압까지 모두 투사 '복합전장'
 -北 드론 등 비대칭전력 고도화 질주하는 상황 주지해야
 -‘선 전략-후 전력’→'선 전력-후 전략 변화’ 공식, 접목 시급
 -우크라 집단드론 공격 분석…교훈 도출, 혁신 안보 추진해야

[파이낸셜뉴스]



‘전략’과 ‘전력’에서 무엇이 먼저 설계되어야 할까? ‘전략’은 세워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펼쳐는 일련의 책략이자 운용 차원의 술이다. 한편 ‘전력’은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수단으로 대표적인 것이 무기체계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전략이 전력보다 먼저 설계되는 것이 지극히 타당하다.

실제로도 역사를 보면 ‘전략 설계-전력 획득’의 수순을 따랐다. 대영제국 시절 영국은 ‘팍스 브리타니카’ 전략을 설계하여 추진하기 위해서 막강한 전력을 만들어냈다. 제해권 장악을 위해서 항공모함, 순양함 등 대형 해상전력으로 구성된 막강 함대를 구축했다. 영국으로부터 패권 지위를 넘어 받은 미국도 ‘팍스 아메리카나’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 초대형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ICBM 등 고가 무기체계를 개발하여 작전배치했다. 그리고 이들 국가는 ‘전략’에 부합하는 ‘전력’을 갖춤으로써 목표 달성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도 이러한 공식이 전부일까? 원칙적으로는 전략이 설계된 후에 전력이 부합되도록 개발되는 것이 여전히 부합한다. 전략 설계 후 전력 획득 결정이 이루어져야 예산 효율성, 전력 효과 등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전략 설계 후 전력 획득이라는 트랙 외에도 전력 개발에 따른 전략 변화도 적극적으로 가미하는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즉 기존 트랙 A 외에 트랙 B도 군사전략에 유의미한 비중으로 녹여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발전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나아가 첨단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무기체계 변혁도 그 템포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군사전략이 무기체계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략과 전력의 역전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검토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이 역전현상이 가시화되었다는 점에서 이제는 이 새로운 방정식을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2025년 6월 1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117대로 구성된 집단드론 공격으로 4개 러시아 공군기지를 기습타격하여 전략폭격기 등 10여 대 이상의 고가표적을 무력화시켰다. 약 300만 원의 무기로 3000억 원의 무기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가성비 끝판왕의 전장 가동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틀 후인 6월 3일에는 2014년 합병에 성공하여 푸틴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크름대교 일부도 폭파시켰다. 이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무기체계는 전쟁을 소모전에서 공세전략으로 바꾸는 핵심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한편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러 정상통화의 동기를 촉발시키는 등 전쟁전략 변화를 추동한 계기로 작용했다.

한반도 전장은 전면전, 비대칭전, 핵 강압까지 모두가 투사되는 복합전장이다.
특히 북한은 드론 등 비대칭전력 고도화에 질주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선 전략-후 전력’ 공식에 부가하여 ‘선 전력-후 전략 변화’라는 세부공식을 접목시키는 과정이 시급해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집단드론 공격의 과정과 결과를 면면히 살피고 교훈을 도출하여 혁신 안보 개념을 설계하여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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