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메켈레, 두 파격의 만남…공연장 압도한 폭죽의 앙상블

연합뉴스       2025.06.12 07:01   수정 : 2025.06.12 07:01기사원문
파리 오케스트라 9년 만에 내한…라흐마니노프 협주곡 4번 협연 '쿠프랭의 무덤'·'전람회의 그림' 정교한 연주…객석 기립박수

임윤찬·메켈레, 두 파격의 만남…공연장 압도한 폭죽의 앙상블

파리 오케스트라 9년 만에 내한…라흐마니노프 협주곡 4번 협연

'쿠프랭의 무덤'·'전람회의 그림' 정교한 연주…객석 기립박수

임윤찬,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 파리 오케스트라와 협연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21)과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9)라는 두 파격의 앙상블은 정밀하고 폭발적인 소리로 공연장을 압도했다.

메켈레가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와 임윤찬은 지난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했다.

파리 오케스트라가 9년 만에 선보인 내한 공연은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두 젊은 음악가 임윤찬과 메켈레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파격의 행보를 걸으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임윤찬은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지난해 최고 권위의 영국 그라모폰상을 거머쥔 뒤 올해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이고 있다. 불과 25세에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메켈레는 내후년 세계 최고의 악단으로 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가 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은 2번과 3번에 비해 덜 알려진 작품이다. 초연 당시 혹평을 받고 여러 번 개작을 거친 이 작품은 갑작스럽고 대담한 전개가 특징이다.

임윤찬과 메켈레는 급작스럽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정밀하게 음들을 쌓아나갔다. 현악과 관악이 합주로 1악장의 느닷없는 시작을 알리지만, 피아노가 또박또박 적당한 세기로 자신의 첫 존재를 알리는 식이다.

임윤찬과 파리 오케스트라는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며 조화를 이루려는 모습이었다. 메켈레는 이따금 피아노 쪽을 바라보며 오케스트라의 속도를 조절했고 임윤찬은 현악 등이 멜로디를 주도할 때 그 소리를 감싸는 듯 뒷받침했다. 피아노를 치는 임윤찬의 손짓과 지휘를 하는 메켈레의 손짓이 비슷한 속도와 모양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이들이 같은 음악을 그리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그렇게 쌓은 음들을 폭발적으로 고조시키는 두 음악가의 연주는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1악장에서 메켈레는 음들을 더 강하게 끌어모았고 임윤찬은 이에 부응하며 크고 웅장한 소리를 빚어냈다. 이는 3악장 피날레에서 더 크고 길게 반복됐다. 폭죽처럼 폭발적으로 고조된 소리는 공연장을 수놓으며 관객들을 압도했다. 그 뜨거움에 객석에선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임윤찬은 앙코르곡으로 쇼팽의 왈츠 3번을 연주했다.

임윤찬,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 파리 오케스트라와 협연 (출처=연합뉴스)


메켈레와 파리 오케스트라는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 라벨이 편곡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도 들려줬다.

'쿠프랭의 무덤'은 라벨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은 친구들을 추모하며 쓴 곡이다. 라벨은 피아노 모음곡인 이 곡을 후에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으로 편곡했다.

흔히 연상되는 추모곡의 분위기와 달리 곡은 경쾌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다. 파리 오케스트라의 관악기는 그런 경쾌함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메켈레는 연착륙하듯 부드럽게 끝맺으며 각 곡의 완결성을 부각했다. 오케스트라가 곡의 각 부분을 세심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람회의 그림'은 파리 오케스트라의 정교한 연주에 힘입어 여러 색채를 가진 회화로 되살아났다. 무소륵스키가 친구였던 빅토르 하르트만의 회화 10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10개의 악장과 중간에 삽입된 간주곡들로 이뤄졌다.

파리 오케스트라는 마법의 분위기(악장 '난쟁이')와 밝고 소란스러운 분위기('리모주의 시장')를 넘나들었다. '카타콤' 악장의 어둡고 침잠하는 연주를 거쳐 '키예프의 대문'에 이르러 웅장한 환희와 위엄을 드러내는 피날레는 이날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메켈레와 파리 오케스트라는 관객의 기립 박수에 비제의 '카르멘' 서곡으로 화답하며 공연을 끝맺었다.

파리 오케스트라는 13일과 15일에도 임윤찬과 협연한다. 14일에는 협연 없이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 등을 연주한다.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 파리 오케스트라 공연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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