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둔화·금리인하에 베팅" 외국인 원화채 첫 300조 넘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06.24 18:22
수정 : 2025.06.24 18:22기사원문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원화채 보유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2조원 가깝게 팔아치운 반면 국고채 등 원화채를 70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24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외국인 원화채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300조72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9월 9일 200조원을 넘어선 지 3년9개월여 만에 100조원이 불어난 규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요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좋지 않으면 통화정책이 완화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들은 금리 인하(채권 가격 상승) 기대감을 보고 채권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원화채 러브콜 배경에는 환헤지 프리미엄 기대감도 주효한 역할을 했다. 한미 금리 역전(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 상황이 지속되면서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인 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가 되면 원화로 달러를 조달할 때 프리미엄을 줘야 하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단기채로 원화채를 사고 환헤지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외국인이 원화채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외에 전문가들은 중동전쟁 발발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에 일정부분 기여했다고도 봤다. 내년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감도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에 한몫했다.
아울러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68조5000억원 중 약 10조~12조원은 국내 보험사들의 채권 선도거래(본드 포워드) 자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이 올 들어 순매수한 원화채 약 68조5000억원 중 최소 12조원은 실제로는 국내 보험사들을 통해 순매수한 자금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본드 포워드는 체결 시점 이후 일정 기간 뒤 약정된 가격으로 국고채를 인수하는 거래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