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은 OECD 중하위, 고용의 질은 더 나빠져

파이낸셜뉴스       2025.06.24 18:30   수정 : 2025.06.24 21:04기사원문
한경협, 여성 등 고용 상태 보고서
처우 낮은 시간제 임시직 더 늘어

청년·여성·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고용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저임금 파트타임 임시직으로 고용의 질은 더 나빠졌다. 24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10년간 청년·여성·고령층 고용률이 조금씩 올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중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2023년 기준 고용률은 청년 45%, 여성 61.4%, 고령층은 69.9%였다. 청년과 여성은 OECD 38개국 중 각각 27위, 30위로 하위권에 머물렀고 고령층은 15위로 중간 수준이었다. 일자리가 없어 많은 청년들은 '그냥 쉬고' 있는데, 생계를 위해 노인들이 일하는 초고령사회의 단면이다.

지난 10년간 청년·여성·고령층 고용률은 꾸준히 올랐다. 2014년과 비교하면 4~6%p 정도 상승했다. 잘 들여다보면 고용률은 올랐지만 시간제와 같은 임시직이 크게 늘었다. 청년층은 전일제 종사자 수가 2023년 80만명으로 10년 전보다 40만명이나 줄었다. 연평균 4.4% 감소했는데, 성장률로 보면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전일제 일자리를 잃은 이들 중 상당수가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일자리로 이동했다.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는 빠르게 줄었다. 여성 가운데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여전히 OECD 4위로 높은 수준이다. 파트타임으로 음식·숙박업, 청소, 돌봄 등과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는 여성이 상당수다. 고령층 근로자도 마찬가지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62세 이상 일하는 사람이 280만명 가까이 되는데, 월평균 실질임금이 여성은 남성 임금의 59%인 133만원에 그쳤다. 임금과 처우가 낮은 일자리를 여성과 고령층이 채우는 것이다.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1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경제활력은 일자리와 직결된다.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생산이 줄어들면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인다. 소비는 더 위축되고 경기가 계속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노동과 자본, 생산성이 갈수록 감소하거나 하락하는 우리 경제는 향후 20년 안에 잠재성장률이 1%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라 고령층과 여성 노동력을 잘 활용해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일본이 장기침체에 빠진 여러 이유 중 하나도 여성과 고령층 노동력 활용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잠재성장률 3%' 비전을 제시한 이재명 정부는 고용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일자리 안정이 최고의 복지이다.
전체 일자리 크기를 키우면서 취약계층의 고용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맞춤형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청년층을 위해 민관이 인턴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숙련 고령 노동자의 경험을 활용해야 하며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촉진하는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정부가 인프라를 지원하고, 기업들이 신산업에 투자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을 일으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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