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경제6단체, 상법·노란봉투법 반대…"건강한 코스피 5000 아냐"
파이낸셜뉴스
2025.06.25 16:25
수정 : 2025.06.25 16:31기사원문
송언석 "與, 상법 개정 우격다짐…외국자본 공격 우려"
경제계 "글로벌 스탠더드 경제 살리기 지원 힘 써달라"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과 경제6단체는 25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반대를 표명했다. 경제계는 두 법안이 기업 경영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 우려했고, 국민의힘은 이에 공감하면서 저지 의지를 드러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경제6단체 부회장단과의 면담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로 폐기된 상법 개정안을 또다시 우격다짐으로 추진 중"이라며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 자본시장은 선의의 투자와 생산적 경쟁이 위축되고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외국 투기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시작되면서 코스피 5000시대라고 하는 그럴듯한 구호로 국민들과 개인투자자들의 기대를 자극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펀더멘털이 좋아져서 경쟁력이 강화돼 코스피 5000시대가 도래한다면 바람직할 것이지만 (상법 개정안은) 자본시장 근간을 흔들 수 있고 기업의 안정적 경영을 침해할 수 있는 상당히 위험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말하는 코스피 5000시대와 이를 위한 상법 개정안은 실물 경제에 기반한 건강한 코스피 5000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은 성장을 위한 장기적 투자보다 경영권 방어에 훨씬 많은 자원을 소모하게 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한 개인투자자는 변동성 장세 속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상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내세우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이미 개인투자자보호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기업 합병이나 물적분할같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개인투자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6단체는 국제 정세 불안정과 내수 침체 등 복합 위기 상황에 놓였다며 기업의 경영 위기를 언급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복합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소비한 파로 내수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고 민생 경제도 고물가로 인해 당분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계획된 투자와 고용을 집행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제도적 지원에 힘써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전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서도 "조속히 처리돼서 민생에 활력을 불어 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경제6단체는 상법 개정안뿐 아니라 노란봉투법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를 넓히면서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제한하고 간접고용노동자에게도 교섭권을 부여하는 게 골자이다. 파업을 비롯한 노조의 쟁의행위가 지나치게 잦아지면서 기업 경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크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은 생각보다 (기업들에 대한 피해가) 심각하다"며 "(기업들이) 관세, 중동·우크라이나 문제로 내수 뿐 아니라 수출까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중소기업에도 두 법안이 저촉돼 힘들어하고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모든 규정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맞추면 좋겠다고 했다"고 알렸다. 이어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정치권이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자리에는 이인호 한국무역협회·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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