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1호 해체 시작, 500조 시장 주도권 확보하길
파이낸셜뉴스
2025.06.26 18:41
수정 : 2025.06.26 19:13기사원문
해체 임박한 전 세계 원전 188기
美와 협력, 시장선점 적극 나서야
고리 1호기는 1972년 건설 허가를 받아 1978년 운행을 시작했다.
30년 설계수명이 끝난 2007년 한차례 수명이 연장돼 10년 더 운행이 됐지만 2017년 폐로의 길을 갔다.
세계 각국의 원전이 점차 노후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해체 시장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지난달 기준 영구정지 상태지만 아직 해체되지 않은 원전이 188기에 이른다.
전 세계 22개국에서 원전 213기가 영구정지됐지만 지금까지 해체된 원전은 25기 정도라고 한다. 이를 기준으로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50년경 5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앞으로 영구정지를 앞둔 원전까지 더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앞서 시장에 발을 디디게 된 우리로선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실력을 쌓아 해체 시장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 성공적으로 해체기술까지 완성하면 원전 건설부터 가동, 해체까지 원전 전 주기를 압도하는 선구적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출발도 나쁘지 않다. 해체를 위한 핵심 기반 기술도 96개를 확보한 상태다. 한수원이 해체시설 구조적 안전진단 등 58개 기술을 갖고 있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38개 기술을 보유 중이다. 더욱 분발해 원전 해체에서도 기술강국의 면모를 확고히 보여주길 기대한다.
안전성 우려를 불식하는 일도 너무나 중요하다. 해체 과정에서 방사성물질 피폭 가능성 등 여러 안전 문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원안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원전 해체 과정에서 방사성물질 피폭 사례가 보고된 적은 한번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과거 사례로 달랠 수 없다. 모든 정보는 한 치의 숨김 없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소통창구는 활짝 열어둬야 한다.
해체 후 발생할 고준위폐기물 처분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2050년까지 중간저장시설, 2060년까지 영구처분장 확보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부지를 선정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방폐장 부지 없이 원전 생태계 유지는 어렵다. 새 정부가 꼼꼼히 실태를 파악해 대안을 마련하고 원전 해체시장의 주도권도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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