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남중국해 내해화 공식, 서해에 그대로 먹히나?
파이낸셜뉴스
2025.06.30 12:31
수정 : 2025.06.30 11:25기사원문
-온누리호 중국 무단 설치 구조 조사 시도에 중국 해경이 방해
-온누리호 접근에 中 해경 함정 2척 고무보트 등 5척 둘러싸
-中부표 서해 길목에 70% 배치, 한미 군함 진입 방해 우려…
-유용원 “中 서해 구조물 설치에…비례대응 강한 맞대응해야”
-중국 남중국해서 구사하던 회색지대작전 그대로 서해에 적용
-중국, 한국의 안보이익에 심대한 침해...총괄 범정부 조직 시급
[파이낸셜뉴스] 한국 해양조사선 온누리호가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 설치한 대형 철제 해양구조물을 조사하기 위해 접근하자 중국 해경은 길이 110m, 배수량 3450t급 대형 함정 2척과 고무보트 3척 등 5척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방해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30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6회 국회 임시회 외교통일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중국 해경·함정이 지난 2월 26일 우리 해양조사선에 조사를 방해한 사건을 공개했다. 특히 고무보트에 탑승했던 중국측 인원들은 흉기를 들고 위협까지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차관은 “경각심을 갖고 관계부처 합동 하에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해 해역에 일은 주권수호 차원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엄정 대처한다는 입장”이라며 “비례 대응과 관련해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여러 내부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상황일지에서는 우리 해경은 경비함정 1척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중국 해경의 압도적 대응에 밀려났다. 해경은 당시 해경 경비함 2척이 즉응태세를 유지 중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추가 투입조차 하지 못했다.
유 의원은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에서 핵심이익을 선언하고, 인공섬을 건설해 군사기지로 전환한 바 있다. 서해에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2018년과 2024년에는 ‘선란 1·2호’라는 구조물을 차례로 설치했고, 2022년에는 시추선 형태의 철골 구조물을 해저에 고정했다. 올 5월에는 동경 124도 인근 잠정조치수역을 ‘군사 목적 항행 금지구역’으로 일방 선포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적 목적이라면, 해양부이는 당연히 해역 전반에 균형 있게 설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의 설치 양상은 ‘관측’보다는 ‘통제’를, 해양 연구보다는 해양 패권을 노리는 서해공정의 일환”이라며 “중국의 서해공정은 더 이상 조용한 침투가 아니다. 이제는 노골적인 확장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이며, 의심받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우리 바다는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정부는 해양주권에 있어 단호하고 원칙적인 대응 전략을 세우고, 중국에 대해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는 "과학적 목적이라면, 부표는 당연히 해역 전반에 균형 있게 설치돼야 하는데 중국의 설치 양상은 그렇지 않다. 해양 패권을 노리는 서해공정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거듭 지적했다.
PMZ에서는 조업 이외 자원 개발 등 다른 활동과 시설물을 설치해선 안 되며, 통상 부표는 각 수역의 해수 온도, 조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여러 수역에 분산 배치된다. 중국 부표는 높이 5∼13m, 직경 5∼10m 크기의 등대형으로 서해상 중국 부표 총 13기 가운데 서해로 진입하는 길목에 약 70%인 9기가 집중적으로 밀집 배치돼 있다. 반면, 한국 부표는 서해에 총 12기였지만 PMZ 안팎에 분산 설치됐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 2월 한국 해양조사선(온누리호)이 중국이 서해에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 조사에 나서자 중국 해경함정이 방해작전에 나선 것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구사하던 회색지대작전을 그대로 서해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 해경은 전투자산이 아니라는 점에서 어선(해상민병)과 함께 중국이 회색지대자산으로 주로 활용해오고 있다며 이 전력을 투입해 서해에서 회색지대작전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 교수는 사실 이러한 유사한 방해작전은 남중국해에서 빈번하게 구사되어왔는데 대표적인 사건이 2009년 미 조사선 활동 방해사건이며 현재 남중국해 내해화가 90%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국의 한국 해양조사선 활동 방해사건은 한국의 안보이익에 심대한 침해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며 "우선 해양안보를 총괄하는 범정부 조직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