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AI로 침묵의 장기 '췌장암' 치료 가능성 높인다"

파이낸셜뉴스       2025.06.30 10:52   수정 : 2025.06.30 13:14기사원문
삼성서울병원, 췌장암 수술 환자 304명 분석해
종양 침윤성 림프구 밀도따라 생존율 3배 차이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췌장암 환자의 예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성과는 암 치료 방향 결정에 있어 AI 기반 면역표현형 분석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0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암병원 췌담도암센터 박주경(소화기내과)·한인웅(간담췌외과)·장기택(병리과)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에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는 AI 기반 종양 침윤성 림프구(TIL) 밀도 분석을 통해 췌장암 환자의 생존률과 암 재발 예측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자마 서저리는 이번 연구를 두고 '암 치료의 미래가 지금'이라며 환자 간 치료 반응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획기적 분석이라고 평가했다.



TIL은 종양 내 침윤된 면역세포를 의미하며 면역 반응 정도를 반영하는 대표적 예후 지표다. 하지만 기존에는 병리의사가 직접 측정해야 해 시간과 편차 문제가 있었고,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루닛의 AI 기반 플랫폼(Lunit SCOPE IO)을 활용해 종양 미세환경 내 TIL 밀도를 자동으로 정량화하고, 종양 조직과 사이질 조직의 면역표현형을 분류했다. 이를 통해 환자군을 △면역활성형 △면역배제형 △면역결핍형 등으로 나눴다.

삼성서울병원은 췌장암 수술 환자 304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TIL이 풍부한 면역활성형 환자군은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면역활성형 환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35.11개월로, 면역결핍형 환자(11.6개월)보다 약 세 배 길었다. 무진행 생존기간도 각각 14.63개월 대 6.57개월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병기보다 면역표현형이 예후를 더 정확히 반영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1기 환자가 2기보다 생존율이 높지만, 연구에서는 2기이면서 면역활성형 환자가 1기 비활성형보다 더 나은 예후를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이 단순 분석을 넘어 치료 전략 수립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며 “면역표현형 기반 분석은 정밀의료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루닛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AI 기술을 바탕으로 췌장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서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한 임상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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