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결 일본판' 韓美日 글로벌 프로젝트...'오겜3'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1위

파이낸셜뉴스       2025.06.30 17:19   수정 : 2025.06.30 17:19기사원문
한국 기획하고 미국 투자한 일본 드라마





[파이낸셜뉴스] K컬처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창작물로 진화하고 있다.

CJ ENM은 한국 히트 IP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일본 드라마로 만들어 지난 27일 미국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OTT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공개했다.

같은 날 공개된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3'도 첫날 93개국에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또 한국계 메기 강 감독이 K팝과 한국문화를 소재로 만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만든 '내남결' 일본판, 미국 공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소설을 원작으로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제작하고,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다.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회귀해 짜릿한 복수에 나서는 '마라 맛'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었다. 방영 당시 역대 tvN 월화드라마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TV-OTT 화제성 1위를 장악했다. 프라임비디오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글로벌 일간 TV쇼 1위에 오르며 '내남결 열풍'을 일으켰다.

'내남결' 일본판은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가 아닌, 동명 웹소설을 토대로 한 일본 드라마다. CJ ENM 재팬과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하고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제작한 자유로픽쳐스,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가 공동 제작했다. 프라임비디오의 투자를 유치한 이 작품은 일본 대세 배우 사토 타게루와 라이징 스타 코시바 후우카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의 각본가 오오시마 사토미가 집필하고 메가폰은 '더 글로리' '비밀의 숲'의 안길호 감독이 잡았다. 여기에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담당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손자영 PD와 CJ ENM 글로벌콘텐츠제작팀 이상화 PD가 일본판 책임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손 PD는 지난 26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원작 웹소설 판권을 구매하고 한국판 드라마를 기획하던 중 동명 웹툰이 일본에서 히트했다"며 두 작품을 동시 기획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K팝 업계에선 이미 시도한 형태인데, 한국 제작진이 기획하고 현지에서 제작하면서 K드라마의 지평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와 차이점으론 "현지 제작진이 한 일본 드라마 속 남편과 부인, 남편의 내연녀가 차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장면을 보여줘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일본 정서를 고려해 좀 더 정제되고 깊은 감정을 보여준다"고 비교했다.

현지와 협업과정에선 "일본의 장인정신을 느꼈다"며 "특히 미술팀의 디테일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그는 "양국 드라마의 장점이 시너지를 내 우리 드라마만의 독특함이 만들어졌다"며 "한국판을 본 사람은 같은 IP가 어떻게 다르게 변주되는지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는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열렸는데 두 주역이 한국 행사에 참석해 K콘텐츠의 위상을 엿보게 했다.

■한국계 감독의 미국 애니 돌풍

지난 20일 첫 공개 후 9일 연속 1위를 고수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계 매기 강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공동연출한 애니메이션. K팝과 한국문화를 소재로 했지만 작품 자체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등을 만든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했다. 간간이 한국어가 나오나 영어 대사로 이뤄진 작품이다. 캐나다에서 성장한 배우 안효섭이 남자 주인공 목소리 연기를 하고, 이병헌 역시 '메인 빌런' 귀마 역을 맡는 등 한국 배우들도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작품은 K팝 슈퍼스타이자 악령 사냥꾼인 헌트릭스 세 멤버의 활약상과 남녀 주인공의 정체성 찾기를 그린다. 헨트릭스는 악령들로부터 인간 세계를 지키는 장벽인 '혼문'을 노래의 힘으로 지탱하는데, 마왕 '귀마'가 저승사자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로 맞선다. 마치 버추얼 K팝 스타를 보듯, 매력적 캐릭터와 무대 위 퍼포먼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투애니원, 블랙핑크의 히트곡을 만든 테디가 프로듀싱에 참여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듣자마자 귀에 착 감긴다.

'골든' '소다 팝'등 OST는 빌보드 200 차트에 8위로 데뷔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메기 강 감독이 지난달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최근 몇 년간 한국 문화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쌓아온 막대한 영향력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라며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 문화를 다루는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며 성우 및 OST 가수를 한국인으로 캐스팅한 점이 뜻깊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한 강 감독은 여름마다 한국을 오가며 한국 대중문화와 음식을 접했다고 한다. 그는 "영어로 한국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한국 문화의 세계적 확장 가능성을 느낀다"며 "한국적 정체성이 영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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