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맨’의 은혜를 우주로 보답하자
파이낸셜뉴스
2025.07.06 18:31
수정 : 2025.07.06 19:41기사원문
암스트롱 6·25전쟁 참전
에티오피아 등 한국 파병
우주 ODA예산 지원해야
뮤지컬영화 '라라랜드'의 주연으로 출연, 전 세계적 흥행을 이끌었던 라이언 고슬링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뎠던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 역을 맡은 2018년도 개봉영화 '퍼스트맨'은 달에 가기 위한 우주비행사들의 목숨 건 처절한 노력과 인간적 고뇌, 우주비행사 가족이 겪었던 어려움을 가감 없이 보여준 다큐멘터리 같은 휴먼스토리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당시 현역 군인 조종사들만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었던 원칙을 깨고 해군 출신 민간조종사 신분이었던 그가 퍼스트맨이 된 사실만으로도 화려한 조명 뒤에 숨겨진 땀과 눈물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우주탐사를 대표하는 아폴로 계획의 성공 배경에는 케네디 대통령의 도전적 리더십과 더불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설립을 통해 우주개발에 몰입할 수 있었던 환경을 만들었던 우주개발체계를 들 수 있다.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던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 발사는 1958년 NASA 설립의 계기가 되었는데 NASA 설립을 주도한 대통령이 바로 아이젠하워이다.
우주시대 초기 퍼스트맨의 신화를 주도한 닐 암스트롱과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또 다른 공통점은 한국전쟁과의 인연이다.
퍼스트맨들이 달에서 귀환한 다음 언론 인터뷰, 환영행사 등으로 바쁘게 시간을 보낸 약 4개월 뒤 처음으로 방문한 외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란 사실은 그들의 목숨을 건 참전 경험에서 우러나온 한국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제외하고 해석하기가 어렵다.
한국전에 파병을 했던 아프리카 국가 중 에티오피아가 있다. 수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파견된 연구원들이 대학을 중심으로 개발이 활성화된 큐브위성 개발을 위해 필자가 몸담았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파견을 온 적이 있다. 우주기술이 전략물자란 이유와 더불어 우리나라 연구개발 비용으로 타국에 연구결과물(초소형위성)의 제공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정부출연연과 공동 운영하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에서 특정 위성의 설계와 무관한 일반적인 우주기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본국으로 귀국, 에티오피아 우주기관과 대학의 리더들로 자리잡고 있다. 여전히 정국의 불안정과 국가예산 부족으로 우주개발은 언감생심인 실정이다.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올해 사상 최대인 6조5000억원이 편성되어 있으나 우주분야의 ODA예산은 미미한 실정이다. 퍼스트맨의 은혜에 보답하는 차원을 넘어 75년 전 젊은이들의 희생을 통해 우리를 도왔던 나라들(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필리핀)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는 작업이 ODA를 통한 우주협력의 형태로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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