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절실한데, 적자에 성과급 '0%'…삼성 보상체계 손보나
뉴스1
2025.07.08 06:51
수정 : 2025.07.08 09:51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파운드리 사업부가 지속되는 적자로 상반기 성과급이 기본급의 '0%'로 책정됐다. 기술 경쟁력을 높여 실적 반등을 이루기 위해 인재를 확보해야 하지만, 사업부 실적에 기초하는 현재 보상 체계로는 인재를 유인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놓였다.
이에 따라 핵심 인재 이탈을 방지하고 외부 인재 수혈을 위해서는 사업부별 실적에 기반하는 현 보상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사업부별 실적을 반영해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한다. 사업부별 지급률은 메모리 25%, 시스템LSI 12.5%, 반도체연구소 12.5%, 파운드리는 0%다. TAI는 이날 지급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DS 부문은 TAI로 매번 최고치인 '월 기본급 100%'를 받아왔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지급률이 반토막 났다. 이후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영업손실이 악화하면서 지난 2023년 하반기에 TAI '0%'가 책정된 바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에는 각각 37.5%, 25% 지급됐다가 올해 상반기 다시 0%로 내려앉았다.
TAI와 별도로 연간 실적에 기초해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초과 이익성과급'(OPI)이 있지만, 파운드리 사업부는 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올해 OPI 역시 높은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파운드리 경쟁 기업인 대만 TSMC는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에 기초해 이달 초 직원들에게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다.
TSMC 연간 성과급은 총 1405억 9000만 대만달러(약 5조 9200억 원)로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직원(7만 7000여 명) 수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8600만 원 수준이다.
초미세 공정 인공지능(AI) 반도체 물량을 독점한 TSMC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746억 8000만 대만달러(약 16조 6000억 원)로 전년 대비 57.0% 급증했다.
이런 TSMC의 성과 보상과 대비되는 삼성 파운드리의 TAI 지급으로 사업부 내 분위기는 상당히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심 인재 이탈을 방지하고 외부 인재도 수혈해야 하는데, 사업부별 실적에 기반하는 현 보상 체계로는 개인에 대해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사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올해 상반기 성과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OPI 지급 상한선 해제' 등 의견을 들었지만, 제도 개편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삼성 파운드리가 '보상-동기부여-실적 개선'의 선순환의 수레바퀴가 굴러갈 수 있도록 전향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의 단기간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임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회사 측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그 결과를 보상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며 "국내가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종일수록 그런 보상 체계의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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