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급전' 실버론 대출 중단
파이낸셜뉴스
2025.07.09 18:31
수정 : 2025.07.09 20:04기사원문
국민연금 관련 예산 조기 소진
은퇴 세대에게 배우자 장례식 비용 등 '급전'을 빌려주는 국민연금 '노후긴급자금대부'(실버론) 신규 대출이 중단됐다. 국민연금 수급자들이 당초 정부가 편성한 예산보다 더 많이 대출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노후 안전망이 약한 노인들의 대출 신청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정부는 실버론은 원래 대출 한도가 정해져 있고 저금리 대출 서비스 성격이다 보니 조기 마감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9일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실버론 대출이 종료됐다"며 "지난해와 재작년에는 9~11월쯤 소진된 것으로 안다. 예년보다 빠른 추세"라고 밝혔다. 올해 실버론 예산은 38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실버론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금액 기준 67.9%(236억6400만원)가 전·월세 자금 충당, 30.4%(105억9700만원)가 의료비로 쓰였다. 이어 배우자 장제비(1.2%·4억1900만원)와 재해복구비(0.5%·1억6600만원) 순이다. 지난해 실버론 이용액은 463억9600만원으로 전년(447억2700만원) 대비 16억6900만원 증가했다. 이중 68.3%(316억7000만원)에 해당하는 돈이 전·월세 보증금에 사용됐다. 그 뒤를 의료비(140억3400만원)와 배우자 장제비(7억300만원) 순이었다.
2012년 도입된 실버론은 국내 거주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전·월세보증금 △의료비 △배우자 장제비 △재해복구비를 빌려주는 제도다. 최고 1000만원 한도로 연간 연금수령액의 2배 이내에서 실제 소요금액만큼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 3·4분기 이자율은 연 2.51%로 낮다. 실버론을 통해 빌린 돈은 매월 이자와 함께 국민연금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노후자금을 미리 당겨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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