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걸으며 얻은 교훈..박노해 포토 에세이 '산빛'
파이낸셜뉴스
2025.07.11 10:38
수정 : 2025.07.11 10: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산은 언제나 길을 품고 있다. 구름 사이로 잠깐, 한 줄기 빛이 내리면, 산은 가만히 길을 내어주고 산은 말없이 내 등 뒤를 지킨다. 나만의 길을 찾아 걷는 사람에게는 분명 나만의 빛이 오는 때가 있으니."('산은 길을 품고')
사진 작가로도 활동하는 박노해 시인이 사진 에세이 '산빛'(느린걸음)을 출간했다.
지난 20여년간 '지구시대 유랑자'로 살아온 박 시인은 '다른 길'을 찾아 걸으며 마주한 순간들을 사진과 글로 남겼다. 에티오피아의 산능선부터 안데스 산맥의 깊은 계곡, 파키스탄 고원의 만년설산 등 그가 직접 고지대 등지를 걸으며 마주한 장면들에 대한 기록이다.
에세이는 흑백사진 28장과 컬러사진 9장이 담겼고 각 사진에 담긴 사연과 의미를 37편의 글로 풀어냈다. 해외 독자를 위해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의 영어 번역을 붙였다.
박 시인은 급진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도 급변한다고 말한다. 굴곡과 높낮음이 사라진 사회에서 인간은 경쟁에 쫓기고 불안과 무기력이라는 심리적 전염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박 시인은 산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걷는 여정에서 만난 산속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책에 함께 실렸다. 산 끝자락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사람들, 학교까지 족히 1시간을 걷는 아이들 등 박 시인이 목도한 삶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공유한다.
책에 수록된 모든 사진들은 전시로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촌 '라 카페 갤러리'에서 열린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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