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산은 언제나 길을 품고 있다. 구름 사이로 잠깐, 한 줄기 빛이 내리면, 산은 가만히 길을 내어주고 산은 말없이 내 등 뒤를 지킨다. 나만의 길을 찾아 걷는 사람에게는 분명 나만의 빛이 오는 때가 있으니." ('산은 길을 품고')
사진 작가로도 활동하는 박노해 시인이 사진 에세이 '산빛'(느린걸음)을 출간했다.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으로, 높은 땅의 사람들과 풍경을 통해 인간과 삶을 이야기한다.
지난 20여년간 '지구시대 유랑자'로 살아온 박 시인은 '다른 길'을 찾아 걸으며 마주한 순간들을 사진과 글로 남겼다.
에세이는 흑백사진 28장과 컬러사진 9장이 담겼고 각 사진에 담긴 사연과 의미를 37편의 글로 풀어냈다. 해외 독자를 위해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의 영어 번역을 붙였다.
박 시인은 급진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도 급변한다고 말한다. 굴곡과 높낮음이 사라진 사회에서 인간은 경쟁에 쫓기고 불안과 무기력이라는 심리적 전염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박 시인은 산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걷는 여정에서 만난 산속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책에 함께 실렸다. 산 끝자락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사람들, 학교까지 족히 1시간을 걷는 아이들 등 박 시인이 목도한 삶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공유한다.
책에 수록된 모든 사진들은 전시로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촌 '라 카페 갤러리'에서 열린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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