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임금 깎고 주6일 근무… 기업들, 허리띠 더 졸라맨다
파이낸셜뉴스
2025.07.13 18:05
수정 : 2025.07.15 14:56기사원문
재계 순위 10위권 내 9곳 '비상경영' 삼성 VD사업부 인력 전환 배치 SK·롯데는 임원연봉 동결·삭감 2분기도 불확실성에 실적 악화 비상경영 수위 한층 더 높일 듯
전사적으로 비상경영체제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오는 16일 사장단 80여명을 소집, 이례적으로 1박2일에 걸쳐 '마라톤 회의'를 주재한다.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구조개편을 추진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달 경영진과 1박2일에 걸쳐 하반기 및 중장기 사업 돌파구 마련을 주제로 '끝장토론'을 벌였다. 실적악화 및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에 대응, 국내 주요 기업들이 비상경영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상경영이 수위를 높이면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이다. 롯데케미칼 생산직과 신세계그룹에서 면세점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가 권고사직 및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외에 국내 20위권 그룹들도 비상경영에 준하는 상시 내부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들이 비상경영 기조에 돌입한 건 내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데다 미국 관세 부담, 중국 산업계의 공세 강화 등 대내외적으로 압박이 커지며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재계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업종별로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고강도 쇄신책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반기 불확실성 '여전'
주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이거나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SK그룹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064억원으로, 지난 1·4분기(2154억원)에 이어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기아도 2·4분기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재고물량이 소진되는 하반기부터 연간 3조원 이상 관세 및 관련한 원가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사업 환경 역시 밝지 않다. 국내 1500개 제조업체의 3·4분기 매출전망지수(산업연구원 6월 실시)는 5분기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하며 지난 2·4분기 수준인 95에 머물러 있다. 업종별로는 주력 산업인 반도체(97)를 비롯해 가전(94), 자동차(91), 조선(97), 일반기계(94), 정유(97), 화학(94), 철강(93) 등 대부분 업종이 기준선 이하다. 재계 관계자는 "명시적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하지 않았더라도 대다수 그룹사에서 사실상의 비상경영 시스템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감, 절박함이 매우 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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