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두 번의 빅점프 성장 후 '새 성장' 없다…"규제 길막 치울 때"
파이낸셜뉴스
2025.07.14 11:16
수정 : 2025.07.14 11:16기사원문
상의, '새정부 규제개혁 방향은?' 토론회 진행
맥킨지 "저성장 늪 탈출하려면 큰 규제부터 치워야"
전문가, '메가샌드박스' 같은 파격적 제도 도입 필요
[파이낸셜뉴스] “큰 산을 넘어야 하는데, 날은 저물고 큰 바위(규제)가 가로막고 있다.”
송승헌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오피스 대표는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개최한 '새정부 규제개혁 방향은?' 토론회에서 "한국 경제가 1960~80년대, 1980~2000년대 성장한 이후 지난 20여년간 ‘새로운 성장’을 만들지 못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특히 저성장의 원인으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어려운 경직된 환경을 꼽았다.
그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대지만, 현행 규제는 지나치게 일률적이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한번 만들어진 규제는 대부분 강화되기만 하고, 기업들이 변화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기 어렵다 보니 결국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라는 큰 걸림돌(Big Rock)을 먼저 치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수백 가지 규제를 하나씩 손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본시장 규제, 노동규제, 벤처투자 규제처럼 기업하려는 의지를 제약하는 핵심 규제부터 집중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송 대표는 "규제는 만들어질 당시 나름의 타당한 배경이 있었겠지만 오늘날에는 대기업, 해외 기업, 국내외 투자자, 벤처 창업가 등 모두에게 혁신과 도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이는 이념이 아니라 실행의 문제인 만큼 성장과 분배, 좌우의 선택이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사회 전체가 감내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성장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메가 샌드박스’식으로 선 테스트해보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규제는 논의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선 테스트 후 실행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예를 들면 특정 구역내 상속세를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연구개발(R&D) 특구에 탄력적 근무제 허용과 같이 지역 맞춤형 특례를 적용해 규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통해 "전국의 규제를 다 풀 필요는 없다. 리소스가 많이 든다. 시범적으로 규제를 풀어보고 그 효과를 검증해 가며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도 최근 메가 샌드박스는 원포인트가 아닌 종합적 규제완화제도라며 국정과제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광범위한 규제특례를 위한 내용도 인사처와 감사원으로부터 보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위해 국정기획위원회, 중앙정부, 지자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시기"라며 "규제혁신이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내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균형발전, 출생률 제고 등이 이루어지는 강한 선순환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