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김건희·VIP 통해 집행유예"
파이낸셜뉴스
2025.07.20 18:42
수정 : 2025.07.20 18:42기사원문
재판청탁 빌미 돈 받은 정황 잡혔다
특검, 21일 피의자 신분 소환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활용해 재판 관련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집행한 이 전 대표의 압수수색 영장에 그를 변호사법 위반 피의자로 적시했다.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이자 김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고 그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썼다는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2022년 4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이씨에게 "김 여사가 알아서 잘할 거니까 재판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김 여사와 직접 소통이 되고, VIP나 대통령실 관계자들과도 연계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도 특검팀은 보고 있다. 재판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그림을 사줘야 한다는 이유 등을 거론하며 이 전 대표가 이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아울러 이씨가 횡령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걱정하자 이 전 대표가 경찰서 관계자와의 친분을 거론하며 돈을 받아낸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오는 21일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전날 오전에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이 전 대표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1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에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 조사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모씨를 △'집사' 김예성씨가 설립한 IMS모빌리티(비마이카)에 투자한 경위와 배경 △투자 과정 △김씨와의 관계 △김건희 여사의 개입 인지 여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카카오모빌리티가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과정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가 설립한 IMS모빌리티는 지난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한국증권금융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순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사실상의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여러 기업으로부터 거액을 투자받는데 성공했다. 김씨는 투자금 중 46억여원을 차명회사를 통해 수익을 추가로 챙겼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김 여사의 지위를 이용해 대가성 투자를 받았는지 등을 특검은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 수사를 위해 오는 21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오는 22일에는 김씨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윤재현 참손푸드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이어간다.
특검팀은 통일교 본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윤씨는 교단 현안청탁 해결을 하고자 김 여사에게 전달할 선물을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중이다. 윤씨가 전한 청탁 내용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 YTN 인수 △UN(국제연합)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으로 전해졌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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