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따사로운 햇살이었어"..5명 살리고 떠난 지적장애인
파이낸셜뉴스
2025.07.21 15:29
수정 : 2025.07.21 14: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를 안고 살아가며 평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장애인 친구들을 도우며 웃음을 잃지 않았던 5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박영분 씨(58)는 지난 2일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에서 뇌사 상태에서 5명에게 간, 양쪽 신장, 양쪽 안구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가족들은 평소 착하게 살아온 박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가면서 다른 이들의 몸속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2남 5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박씨는 어린 시절부터 지적 장애를 가졌지만 활발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밝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박씨가 다니던 장애복지센터장(사회복지사)은 "영분씨는 지적장애 2급이긴 했지만 대화도 잘 통하고,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친구들을 돕는 자상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다른 친구들도 다들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한다"며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간 따뜻한 사람이니까 하늘에서도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박씨의 언니 박정민씨는 "영분아. 따사로운 햇살같이 늘 웃음을 주던 밝은 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니 믿을 수가 없어. 다음 세상에서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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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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