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울산, 폭염 속 이틀째 수돗물 단수

파이낸셜뉴스       2025.07.21 18:14   수정 : 2025.07.21 18:14기사원문
태화강 아래 매설된 송수관 파손
누수지점 못찾아 3만5천세대 피해
옛 삼호교는 전체 철거까지 검토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 후 1주일 만에 침수된 데 이어 불어난 태화강 강물에 101년 된 울산 최초의 교량이 내려앉았다. 또 태화강 아래 묻혀 있던 대형 송수관이 파손돼 폭염주의보 속 3만5000세대가 이틀째 단수 피해를 입고 있다.

2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 남구 삼호동~중구 다운동을 연결하는 옛 삼호교의 상판이 내려앉은 것은 전날 오후 8시33분께다.

상판을 떠받치고 있던 교각 중 2개가 침하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추정된다. 침하한 교각들은 허리 부분이 휘어지고 철근콘크리트가 떨어져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교각 아래 지반이 쓸려 내려가면서 침하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주민들의 통행을 금지한 상태며, 관할 울산 중구가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옛 삼호교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태화강에 설치된 울산지역 최초의 근대식 철근콘크리트 교량으로, 2004년 9월4일 국가등록문화유산 제104호로 지정됐다. 101년이라는 세월 동안 다수의 대형 태풍과 대규모 수해를 견뎌왔지만 이번 폭우로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서는 전체 철거까지 예상된다.

울산 서부권인 울주군 언양읍과 삼남읍, 삼동면, 상북면, 두서면, 두동면 등 6개 읍면 6만8000여명의 주민들은 이틀째 이어진 수돗물 단수로 고통을 받고 있다. 장마가 끝난 뒤 내려진 폭염주의보 속에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태화강 사연교 아래 매설돼 있던 지름 900㎜ 대형 송수관이 파손된 것은 태화강에 홍수 경보가 내려진 지난 19일 낮 12시 무렵이다. 다음날 새벽부터 복구작업이 서둘러 시작됐지만 불어난 강물에 파손된 부분을 찾지 못하면서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울산시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누수 관로만 찾으면 새로운 관으로 교체하는 데는 3~4시간이면 된다"며 "현재 누수 지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울산시는 급수차 39대를 동원해 아파트 단지와 주거 지역별로 지정 배차해 주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울주군은 식수용으로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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