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뒤 폭염 수박 한 통 3만원 넘어…농축산물 물가 들썩인다
뉴시스
2025.07.26 08:02
수정 : 2025.07.26 08:02기사원문
농경지 침수·가축 대량 폐사…밥상물가 상승 우려 과일값 직격탄…전년比 멜론 20%·수박 16% 상승 소비쿠폰 지급에 소비 늘어날 듯…당분간 상승세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지난주 전국적인 폭우로 축구장 약 4만2300개에 달하는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18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폐사하면서 여름철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벼와 논콩뿐 아니라 수박, 멜론, 고추 등 주요 작물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통상적인 여름철 가격 급등 추세에 더해 날씨 영향으로 수급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당분간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박은 7~8월 월별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과채류 품목이다. 수박값은 지난 21일 3만1374원을 기록하며 3만원을 웃돌다가 최근 다시 소폭 하락했다.
멜론 상품 소매가격은 개당 1만408원으로 전월보다 소폭(2.5%) 상승했다. 전년과 평년 대비로는 각각 20.8%, 15.2% 올라 강세를 보였다.
배추 한 포기는 5436원으로 전월보다 50.1% 올랐다. 전년과 평년보다는 0.5%, 6.5% 상승했다. 풋고추는 100g당 2238원으로 전월보다 41.2% 뛰었다. 전평년으로는 각각 27.6%, 37.4% 올랐다.
이런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 흐름은 통상 기후 변동이 심한 여름철 나타나는 추세적 현상인데,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가격 상승폭이 전평년 대비 크게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20일 이어진 집중호우로 충남, 전남지역에 피해가 커지면서 일부 밭작물 품목의 공급이 단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의 집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국 농작물 침수 면적은 총 3만239㏊에 달한다. 축구장(0.714㏊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만2352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품목별로는 전체 피해의 86%가 벼로 2만5942㏊가 침수됐다. 이외에도 논콩(2079㏊), 고추(269㏊), 대파(264㏊), 딸기(178㏊), 수박(160㏊), 멜론(154㏊) 등의 피해도 상당하다.
전체 재배면적 대비로 보면 멜론의 피해가 8.6%로 가장 컸고, 딸기(3.2%)와 수박(1.4%), 고추(1.0%)도 밭작물 중 피해가 컸다. 논콩과 벼도 전체 재배면적의 5.9%, 3.7%가 각각 침수됐다.
이번 폭우로 가축도 180만 마리가 넘게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폐사한 180만3496마리 중 닭 145만5000마리, 오리 15만2000마리, 돼지 975마리, 소 768마리 등이다.
가축 폐사가 늘면서 축산물 가격도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농식품부는 전체 사육수 대비 피해규모가 미미해 물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24일 기준 소 1+등급 안심 소매가격은 100g당 1만4175원으로 전년 대비 11.7%, 전월 대비 2.6% 상승했다.
육계는 ㎏당 5930원으로 전년 대비 0.6% 하락한 반면 전월보다는 7.2% 상승했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100g당 2678원으로 전년보다 0.1% 상승했고 전월보다는 2.6% 하락했다.
정부는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농축수산물 수급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가격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수박·복숭아·닭고기 등 주요 농축산물에 대해 평시보다 1인당 한도를 2배 이상 높여 최대 40% 할인지원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사전 비축물량인 사과 1만2000t, 배 4000t, 배추 3만6000t도 산지 상황에 따라 도매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고기는 평시보다 공급을 30%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농축산물 할인을 지원하고 이상기후에 대비한 사전 비축물량을 풀 계획이지만 이번 폭우 후 폭염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당분간은 지속될 거로 보인다.
더불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지난 21일부터 시작돼 농축산물 소비가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농경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처 중 가장 많은 비중이 농축수산물(34.0%)로 나타났다. 농축산물 구매 의향을 보면 축산물(46.2%)과 농산물(45.1%)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과채류 소비를 늘리겠다는 비중도 54.4%로 높게 나타났다.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은 "농축산물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폭염·폭우 취약 지역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농작물은 관수시설 확충, 병해충 방제지원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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